트럼프 "무역,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을 것"
"백악관, 트럼프 발언 바로잡느라 애먹어"
유럽 관계자 "우리와 사전 상의없이 발표"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조만간 시행될 '영국 제외 유럽발 여행객 입국금지' 조치와 관련해 무역은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의 발표 내용을 정정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무역은 30일 간의 유럽발 여행제한에 의해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제한 대상은 사람들이지 물품이 아니다"고 밝혔다고 NBC뉴스가 보도했다.
같은 날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COVID-19) 대응 관련 대국민 연설을 통해 오는 13일 0시부터 영국을 제외한 모든 유럽발 여행객의 입국이 30일 동안 금지된다고 발표하면서, "금지 조치는 엄청난 양의 무역과 화물뿐 아니라 우리의 승인을 받게 될 다양한 다른 것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같은 발표 직후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된 발언을 바로잡느라 애를 먹었다고 NBC뉴스는 전했다. 당초 발표할 내용에는 유럽산 물품 수입금지 조치가 포함되지 않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실수로 말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도 연설 직후 해명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유럽발 여행객 금지조치는 "새로운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또 "이런 제한 조치들은 여건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며 적절한 의료검사를 거친 미국인에 대해서는 면제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 타격을 입은 미국 기업과 근로자들에 대한 구제책도 발표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되거나, 감염자를 돌보기 위해 휴직을 하게 된 근로자들을 위해 재정적인 구제책을 제공하는 긴급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코로나19에 영향을 받은 기업과 개인이 이자나 과태료를 물지 않고 납세를 연기할 수 있도록 재무부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소기업청에도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기업에 자본과 유동성을 제공하고, 이들이 저금리 대출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고 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제압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우리는 동맹국과 자주 접촉해왔고, 미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연방정부와 민간부문이 지닌 전권(full power)을 결집시키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신속하게 이 바이러스를 격퇴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의 외교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국금지 조치 발표에 대해 미국이 유럽과 전혀 협조하지 않았다며 당혹감을 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앞서 우리 측에 (사전) 경고도, 조율도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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