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원 "대북제재로 부족해진 재원, 시장개입으로 충당할 듯"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 당국이 대북제재 국면이 장기화 될 조짐이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 경제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벤자민 실버스타인 미 외교정책연구소(FPRI) 연구원은 12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북한 당국이 시장 통제를 강화하는 배경에 두 가지 이유가 있다"며 "국제사회의 제재로 부족해진 재원을 각종 세금 인상 등 시장 개입과 통제로 충당하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이 북중 접경지역 노상에서 곡식을 팔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또한 "큰 기대를 갖고 추진했던 사회주의기업 책임제 등 여러 개혁 조치에 성과가 별로 없는 것에 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엄청난 실망과 책임을 전가하는 차원에서 시장 통제를 강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체제 특성상 이념과 정책의 '실패'를 시인할 수 없기 때문에 경제 행위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벤자민 연구원은 전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게재한 보고서를 통해서도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북한의 시장화가 과거보다 크게 진전됐지만 최극 역행하는 신호가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시장을 통제하고 민간 경제 활동에 대한 제약을 강화하는 우려스러운 징후가 나오고 있다"며 "이는 시장에 의존하는 많은 북한 주민들, 특히 신흥 중산층들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최근 북한 당국의 ▲외화에 관여하는 국영기업들에 대한 회계 기준 강화 ▲충성자금 인상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완공에 필요한 전기세 인상 ▲소비재 시장 거래자에 대한 세금 대폭 인상을 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달 31일 사설에서 "사회주의 경제의 이점과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경제 전반에 일치된 통제력을 행사하는 게 정부의 주요 역할"이라고 강조한 점을 예로 들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