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은지 기자 = '3,000원'. 김포에서 제주로 가는 비행기 편도 값입니다. 티웨이항공 홈페이지에서는 지하철 왕복요금, 택시비 보다 저렴한 3,000원짜리 비행기 티켓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이 제주도에서 4박 5일 머물렀다 귀국 후 확진 판정을 받자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확 줄어 티켓값도 폭락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매출이 급락한 곳, 오히려 폭증한 곳 등 신종 코로나는 경기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실제 한국 외식산업 연구원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 당시 외식업체의 매출이 한 달 새 34% 이상 감소했습니다.
이번 코로나 여파로도 신세계백화점 주말 매출이 전년보다 12.6% 감소하는 등 백화점과 면세점에 손님 발길이 뚝 끊겼고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것 자체를 꺼리게 된 탓에 '공유경제'도 사용량이 크게 줄었습니다. 서울시 공유 자전거 따릉이는 위생에 대한 걱정으로 27일부터 30일까지 이용객이 전주에 비해 5% 줄었습니다. 헬스장이나 수영장 목욕탕처럼 전염병 공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곳들도 손님이 크게 줄었습니다.
신종 코로나 여파로 경기가 얼어붙고 있지만 오히려 소비가 증가하는 곳들도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하는 '언택트 소비'입니다. 사람들이 사람이 많은 곳으로는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콕 박혀있기를 선택하면서 배달과 온라인 거래가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생필품은 물론 신선식품까지 주문이 폭주하면서 음식 배달 업체는 더 바빠졌습니다.
배달 앱 서비스 배달의민족은 1월 31일~2월 2일 사흘간 주문이 약 493만 건으로 약 한 달 전 주말에 비해 11%가량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11번가에서는 생필품 판매가 2배 이상 늘었고 쿠팡 출고량은 역대 최고를 달성했습니다. 특히 반조리, 가정식, 생수, 라면, 즉석밥, 냉동·간편과일 등의 주문량이 증가했는데 면역력 증진과 관련된 건강기능식품 판매량도 덩달아 늘어서 G마켓에서 프로폴리스는 184%, 비타민은 19% 판매량이 증가했습니다.
가벼운 감기 같은데 병원에 갔다가 괜히 바이러스에 노출되지는 않을까?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편의점 상비약 매출도 늘고 있습니다. 안전상비의약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고, 이 중에서 감기약과 해열제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밸런타인데이 선물 풍속도 바뀌었습니다. CU는 초콜릿 30종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고 마스크 품귀현상이 벌어지면서 디자이너의 패턴이 들어간 마스크에 향균 스프레이, 교체형 3중 필터까지 포함한 명품 마스크 선물 패키지도 생겼습니다.
이렇게 신종 코로나와 맞물려 경기가 확장된 곳도 있지만 전반적인 경기 그림은 나빠질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메르스 사태 2015년 6~8월 당시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45.5% 감소했고 서비스업 생산은 연평균 대비 0.8% 포인트 줄은 바 있는데요. 한국개발연구원 KDI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관련해 "향후 경기에 어느 정도의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진단했습니다.
(촬영/이민경 편집/김창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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