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 글 인파만파... 피해여성 "100% 사실"
한국당 "민주당, 즉각 영입 철회하고 여성들에 석고대죄"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영입한 '2호 인재' 원종건(28) 씨의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민주당은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2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원씨의 전 여자친구라고 밝힌 여성이 "느낌표 <눈을 떠요>에 출연했던 민주당 인재영입 2호 원종건의 실체를 폭로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2호' 원종건 씨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입당 소감을 전하고 있다. 2019.12.29 mironj19@newspim.com |
글쓴이는 "제가 용기 내서 글을 쓰는 이유는 원씨의 정치 진출을 막기 위해서 그리고 저와 같은 피해자가 다신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라며 "모두 경험을 바탕으로 100% 사실만을 담았으며, 일말의 거짓된 내용조차 없다"고 밝혔다.
그는 "1년 가까이 교제하면서 원종건 씨를 지켜본 결과 그는 결코 페미니즘을 운운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며 "원씨는 여자친구였던 저를 지속적으로 성노리개 취급해왔고, 여혐과 가스라이팅(상황 조작으로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키워 황폐화시킴)으로 저를 괴롭혀왔다"고 전했다.
성노리개 처럼 취급했다는 근거로는 '강제적인 성관계', '자극적인 언어 사용' 등을 꼽았다. 그는 멍이 든 하반신 사진 4장도 증거로 공개했다.
그는 "원씨는 지나가는 여자들을 보며 아무렇지도 않게 몸평(몸매평가)하기도 했다. 심한 경우엔 X돼지라고 비하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이어 "저는 최고 기온 35도가 넘는 여름에도 긴 와이셔츠에 청바지만 입고 다녔고, 치마를 입더라도 다리를 다 덮는 긴치마만 입었는데 허리를 숙였을 때 쇄골과 가슴골이 보인다면서 노출증 환자라고 했다"며 "진지하게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라고 말하는 등 저를 정신적으로 괴롭혀왔다"고 밝혔다.
글쓴이는 "그가 했던 행동들은 엄연히 데이트폭력이었고, 저는 진심으로 사과를 받고 싶었는데 그는 전혀 미안하다고 하지를 않았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2호 원종건씨 관련 미투 폭로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중"이라는 입장이다. 당초 이날 저녁 원씨가 직접 입장문을 낼 예정이었으나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은 나오지 않고 있다.
온라인에서 원씨에 대한 논란이 확산이 확산되며 자유한국당은 "민주당은 즉각 영입을 철회하고 모든 여성들에게 석고대죄하라"는 논평을 냈다.
성일종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폭로된 내용들과 사진들은 차마 말로 옮길 수가 없을 정도로 잔혹하고 처참하다"며 "만약 이 내용들이 모두 사실이라면, 원씨는 여성을 성노리개로 밖에는 여기지 않는 파렴치한"이라고 비판했다.
성 원내대변인은 "작성자가 제시한 사진들만으로도 원씨의 파렴치한 행위들은 충분히 소명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 민주당과 원종건은 또다시 거짓말을 일삼으며 깨끗한 척을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이제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할 것인지 선택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종건의 영입 철회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진 전 교수는 "입으로는 페미니즘을 외치며 몸으로는 여성혐오와 데이트 강간. 이 위선이야말로 지난 몇 달 간 당정청과 그 지지자들이 목숨 걸고 수호해온, 민주당의 핵심가치 아닙니까"라며 비꼬았다.
그는 "대법원 판결 떨어질 때까지 다들 입 다물라"며 "이 친구 제2의 조국, 조국 주니어이다. 당에서 각별히 모셔야한다. 민주당의 정체성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젊은 인재"라고 말했다.
한편 원씨는 민주당이 인재영입 2호로 데려온 '이남자(20대 남성)'였다. 현재 13명까지 발표된 영입인재 가운데 유일한 20대다. 2005년 MBC '느낌표'의 '눈을 떠요' 코너에서 각막 기증으로 눈을 뜬 어머니와 함께 소개돼 '효자 소년'으로 주목 받았다.
원씨는 이베이코리아 기업홍보팀에 소속돼 사회공헌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장애인 관련 활동으로 정부와 기업에서 인재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원씨는 4·15 총선을 앞두고 최근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해 눈길을 끌었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