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금융시장 무수익 시장으로 내리막
금융당국 마케팅비용 축소 권고로 불가피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일부 카드사들이 신형 자동차를 신용카드로 구매한 고객에게 되돌려주는 금전적 혜택(캐시백)을 2년 새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인 2018년은 카드사들이 신차 구매 시장에서 캐시백 혜택을 확대하며 출혈경쟁을 벌였던 때다. 사실상 자동차 금융 시장은 카드사에 무수익·저수익 시장으로, 이 같은 혜택 축소는 금융당국의 마케팅 비용 축소 권고에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초 기준 신한·현대·하나카드의 캐시백 혜택은 2018년 1월 대비 최대 0.6%포인트 줄었다. 현대카드가 1.8%에서 1.2%로 낙폭이 가장 컸고, 신한카드도 0.2%포인트 떨어졌다. 하나카드는 최대 캐시백율인 1.3%를 받기 위한 조건인 결제금액을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1000만원 상향했다. 사실상 캐시백율을 상향 조정한 셈이다. 반면 우리카드는 2018년 1월 최대 1.3%에서 이듬해 1월 1.5%로 0.2%포인트 인상했다가 올해 1월 0.1%포인트 낮아진 최대 1.4%의 캐시백율을 지급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일부 카드사들이 신차 금융시장에서 고객에게 되돌려주는 금전적 혜택(캐시백)을 2년 새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01.09 clean@newspim.com |
가장 많은 캐시백 혜택을 주는 곳은 KB국민카드로, 최대 1.5%를 지급한다. 신한카드는 500만원 이상 신용카드로 결제 시 1.0%의 캐시백 혜택을 지급, 카드사 중 가장 낮았다. 2018년 1월 2000만원 이상 결제 시 1.2%의 캐시백 혜택을 주던 것도 무이자 할부 6개월로 대체했다.
캐시백 혜택은 고객이 신용카드로 신차를 구매할 때 고객에게 되돌려주는 혜택이다. 2년 전인 2018년은 카드사들이 신차 구매 시장에서 캐시백 혜택을 확대하며 출혈경쟁을 벌였던 시기다. 현대카드는 2018년 초 특정 카드로 결제할 경우에 한정해 최대 2.5%까지 캐시백율을 책정하기도 했다.
자동차 금융 시장은 사실상 수익이 거의 나지 않거나 없는 무수익·저수익 시장이다. 자동차판매대리점에서 카드사가 받는 가맹점 수수료는 평균 1% 후반대로, 고객들에게 주는 캐시백에 자동차판매자 수수료 등의 비용을 제외하면 수익이 크지 않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익이 거의 나지 않지만 자동차 판매 대금이 상대적으로 크다 보니 취급고를 확대해 시장점유율을 손쉽게 늘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며 "하지만 금융당국의 마케팅 비용 축소 권고에 대부분의 카드사가 캐시백 혜택을 축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추세다.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출이 수수료 인상 등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 탓이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올해 상반기 일회성 마케팅(무이자할부+기타마케팅) 비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 감소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의 권고가 있었던 만큼 무수익 자산을 줄이는 분위기지만, 자동차 금융 캐시백율이 하향조정 되는 등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가 소비자 혜택 축소로 이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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