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GTO 시즌 마지막 대회 JT컵 2라운드에서 나란히 선두와 2타차 공동 3위 올라
두 선수 모두 과거 이 대회 연장전에서 진 경험 있어 최종 결과 주목돼
[뉴스핌] 김경수 골프 전문기자 = 일본골프투어(JGTO) 시즌 최종전 '골프 닛폰시리즈 JT컵'(총상금 1억3000만엔, 우승상금 4000만엔)에는 올해 좋은 성적을 낸 30명의 선수가 출전해 나흘동안 커트없이 순위를 가린다.
30명 가운데 한국선수는 모두 5명이고, 재미교포까지 포함하면 7명이나 된다. 모두 이 대회에 임하는 의미가 있겠으나, 이틀째 경기를 마친 현재 황중곤과 김경태가 주목된다.
두 선수는 6일 일본 도쿄요미우리CC(파70·길이7023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합계 4언더파 136타로 공동 3위에 자리잡았다. 선두 호시노 리쿠야(일본)와는 2타차, 2위 숀 노리스(남아공)와는 1타차다.
황중곤이 JGTO 시즌 마지막 대회이자 자신의 입대전 마지막 대회인 JT컵 2라운드에서 우드 샷을 한 후 볼의 향방을 좇고 있다. 두툼한 옷차림이 현지 기온을 짐작게 해준다. [사진=GDO 홈페이지] |
황중곤은 이날 데일리 베스트인 3언더파 67타를 기록하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김경태는 이틀연속 2타를 줄이며 인내심 경쟁에 뛰어들었다.
황중곤(27)은 내년초 입대한다. 이미 신체검사 통지서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최근 "입대전에 1~2승을 거둬 제대 후 안정적인 상태로 투어에 복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미 목표는 달성했다. 그는 지난 11월3일 마이나비 ABC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4년만에 거둔, 투어 통산 4승째였다.
JGTO는 한국선수들이 시드를 유지한 채 병역 문제로 투어를 떠날 경우 복무기간에 시드를 동결해준다. 요컨대 제대 후에도 이미 획득한 시드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황중곤은 한 달 전 우승으로 향후 2년 시드는 확보했다. 그래도 더 안정적인 시드를 유지하기 위해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에 도전한다. 시즌 2승을 거두면 앞으로 3년 시드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황중곤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3명 연장전에 합류했으나 져 공동 2위를 했다. 황중곤은 일본 언론에 "입대전 마지막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병역 의무는 피할 수 없는 것이므로 기분좋게 다녀온 후 꼭 투어에 복귀해 나를 응원해준 팬들에게 다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JGTO에서 '골프 귀신'으로 통하는 김경태는 지난해 8월 부상으로 올해 가을까지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투어 통산 승수 13승에서 멈춘 지가 3년을 훌쩍 넘었다. 지난 7월초~10월초에는 투어 7개 대회에서 연속 커트를 탈락할 정도였다. 그래서 잠시나마 클럽을 놓을까도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던 그가 지난주 카시오 월드 오픈에서 최종일 8타를 줄이며 '깜짝' 역전우승했다. 그 대회 3라운드까지 선두와 3타차의 공동 3위여서 우승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다. 그래서 4라운드를 마치자마자 짐을 꾸려 귀국하려고 항공권까지 예매해두었으나 부랴부랴 '기분좋은 취소'를 하고 이 대회에 나섰다.
2016년 5월 미즈노오픈 우승 이후 3년6개월만에 들어본 우승컵을 옆에 두고 그는 눈물을 훔쳤다. 이미 JGTO에서 한국 선수 최다승 기록을 세운 그는 통산 승수를 14승으로 늘리며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김경태는 이번 대회에서도 특유의 일관성을 보여준다. 첫날엔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둘쨋날엔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똑같이 2언더파를 기록했다. 퍼트수는 첫날 30개에서 둘쨋날엔 26개로 줄었다. 김경태는 2009년 이 대회에서 연장전에 갔으나 마루야마 시게키에게 져 2위를 차지한 기억이 있다.
올해 마지막 대회여서 그런지 골프장의 기온은 쌀쌀했다. 2라운드가 벌어진 이날 정오의 기온은 섭씨 9.4도였다고 한다. 선수들의 옷차림은 두툼했고, 그에따라 샷거리도 줄어들었다. 코스마저 어렵고 길게 셋업돼 첫날 5언더파, 둘쨋날 3언더파가 데일리 베스트일 정도다.
3라운드에서 황중곤·김경태와 선두 경쟁을 벌일 호시노는 23세의 신예로 지난 6월말 후쿠시마오픈에서 통산 2승째를 거뒀다. 노리스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투어 상금왕에 오름과 동시에 세계랭킹을 끌어올려 내년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 출전을 노리고 있다. 황중곤과 김경태에게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다.
'입대전 2승을 올리겠다'는 황중곤과 '시즌 말미에 2연승을 거두겠다'는 김경태가 '무빙 데이'에서 어떤 성적을 낼지 지켜볼 일이다.
올해 일본오픈에서 우승한 재미교포 김찬은 합계 2언더파138타로 공동 8위, 양용은은 1언더파 139타로 공동 11위, 재미교포 한승수는 4오버파 144타로 공동 25위에 랭크됐다.
올해 JGTO에서 1승씩을 거둔 최호성은 합계 6오버파 146타로 공동 27위, 박상현은 7오버파 147타로 30위로 처졌다. 박상현은 한국선수로는 유일하게 이 대회에서 우승(2016년)한 선수다. ksmk7543@newspim.com
지난주 JGTO에서 약 3년6개월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김경태. 그 여세를 몬 것일까. 시즌 최종전에서도 2라운드 후 선두권으로 오르며 우승경쟁 대열에 가세했다. [사진=신한금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