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미국의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알선으로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을 받는 영국 앤드루 왕자(요크 공작)가 20일(현지시간) 공무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은 앤드루 왕자가 성명을 통해 왕실 공무에서 물러난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다만, 앤드루 왕자는 이번 결정이 영구적인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앤드루 왕자는 성명을 통해 "지난 며칠간 제프리 엡스타인과 나의 옛 관계가 왕실 업무와 자선단체 등 수많은 단체들이 진행하는 귀중한 업무에 큰 지장을 초래했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고 적었다. 앤드루 왕자는 "그렇기에 여왕께 공무에서 물러난다는 요청을 드렸으며, 허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필요하다면 법 집행 기관의 조사에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부연했다.
엡스타인은 지난 2002∼2005년 미성년자 20여 명을 상대로 한 성매매 혐의 등으로 체포됐으며, 지난 8월 교도소에 수감된 후 감방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된 인물이다. 그는 생전에 앤드루 왕자는 물론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 정재계 거물급 인사들과 깊은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중 한 명인 버지니아 주프레라는 이름의 여성은 미성년자였을 당시 자신이 엡스타인의 '성 노예'였으며, 1999~2001년 런던과 뉴욕, 카르브해 섬에서 앤드루 왕자와도 강제로 성관계를 가졌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앤드루 왕자는 지난 16일 방영된 BBC방송 인터뷰에서 피해 여성을 만난 기억이 없다며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피해 여성과 함께 찍은 사진이 남아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는 "(설명) 할 수 없다. 사진을 찍은 기억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인터뷰가 방영된 이후 영국 내 앤드루 왕자를 향한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에 회계법인 KPMG는 '피치@팰리스'(Pitch@Palace)로 알려진 왕자의 창업 지원 프로젝트 후원에 대한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도 해당 프로젝트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의 앤드루 왕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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