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지역 해제 전망에...정부 발표 전 수요자 몰려
공인중개업소 "집주인들 매도호가 올리고 매물 거둬"
[서울=뉴스핌] 김지유 기자 =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일산과 부산 주택시장이 기대감에 들썩이고 있다. 아파트를 사려는 문의는 급증한 반면 팔겠다는 매물은 급감한 상태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자 경기도 고양시 일산 일부지역과 부산광역시 동래·수영·해운대구 아파트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정부는 삼송택지개발지구, 원흥·지축·향동 공공주택지구, 덕은·킨텍스1단계 도시개발지구, 고양관광문화단지(한류월드)를 제외한 고양시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했다. 부산은 동래·수영·해운대구가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되며 전 지역이 규제에서 벗어났다.
부산 해운대 전경. [사진=포스코건설] |
아파트값 상승 기대감이 높아지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일대에는 약 한 달 전부터 지자체에서 신청한 조정대상 해제가 가능하리라는 전망이 돌았다. 그러자 일산과 부산에는 발 빠른 수요자들이 대거 거래에 나섰다. 현재 집주인들은 매도호가를 계속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다.
조정대상지역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60%, 총부채상환비율(DTI)은 50%로 제한된다. 또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주택 분양권 전매제한을 포함한 각종 규제가 적용된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 이 같은 규제에서도 자유로워진다.
일산동 후곡10단지 동아·서안·임광아파트는 매도호가가 3000만원 이상 올랐다. 전용면적 130.23㎡은 현재 5억후반대까지 매물이 나와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임광아파트는 같은 면적이 지난달 28일 5억4000만원(10층), 서안아파트는 지난 9월 7일 4억8500만원(11층)에 거래됐다.
후곡15단지 건영아파트도 매도호가가 급상승해 전용 84.9㎡가 현재 4억 후반대에 형성됐다. 신고된 최고 실거래가는 지난달 30일 4억6500만원(14층)이다. 현지 공인중개업소들은 이마저도 거래가 가능한 매물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일산동 후곡마을 A공인중개업소 사장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적은 돈으로 갭 투자를 할 수 있는 단지는 정부 발표 전부터 거래돼 지금은 매물이 동났다"며 "이번주말부터는 역세권이 아닌 단지들도 본격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엽동 B공인중개업소 사장도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드문드문됐는데 해제 발표 이후 1일 10건 이상 문의가 몰렸다"며 "앞으로 매매호가가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이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부산에도 매수 문의가 빗발치고 매도호가가 올랐다. 해운대구 재송동 센텀e-편한세상은 전용 84㎡ 매도호가가 5000만원 이상 올랐다. 현재 인기 매물인 고층은 4억후반대 시세를 형성 중이다. 최근 실거래가는 지난 2일 4억2500만원(23층)이다.
부산 동래구 명륜동 명륜2차아이파크1단지는 전용 50.9㎡가 현재 최고 4억초반대에 시세가 형성됐다. 최근 실거래가는 지난 3일 3억8000만원(14층)이다.
명륜동 D공인중개업소 사장은 "조정대상지역이 해제될 거라는 예상이 돌자 부산 지역 내는 물론이고 서울에서도 투자 수요가 몰렸다"며 "이미 저렴한 매물들은 싹 빠지고 매도호가가 수천만원 오른 집만 남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조정 해제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지역들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적용되지 않아 거래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특히 장기 침체상태였던 부산을 비롯한 지역은 매입 수요가 유입되면서 주택시장이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