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글로벌 증시는 이번주 변동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은행권으로 시작한 3분기 어닝 시즌이 초반에 호조를 보였지만 일부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전망치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어닝 기류에 변화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 방향성 없는 유럽 기업 실적...증시도 혼조
22일(현지시간) 유럽 증시는 등락을 반복하며 불안정한 장세를 보이다 강보합에 마감했다. 장초반 범유럽지수인 스톡스 유럽 600 지수는 0.3% 하락했다가 0.37포인트(0.09%) 상승한 394.59 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 지수는 6.73포인트(0.05%) 오른 1만2754.69에, 프랑스 CAC40 지수는 9.34포인트(0.17%) 상승한 5657.69를, 이탈리아 FTSE MIB 지수는 8.89포인트(0.04%) 상승한 2만2487.08에 마감했다.
유럽 스톡스 600 지수 추이 [차트= 인베스팅닷컴] |
영국 생활용품 업체 레킷벤키저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한 해 매출 전망을 하향조정하면서 주가가 5% 하락했던 반면,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는 전망치를 웃돈 매출을 발표하고 한 해 매출도 상향조정하면서 주가가 상승했다. 기업의 혼재된 실적으로 위축된 투자 심리가 증시에 반영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은 '1단계' 합의를 도출했다는 소식 이래 뚜렷한 호악이 없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도 EU가 영국의 갱신된 브렉시트 합의안을 승인했다는 것 이외에 여전히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투자자들이 기업 어닝 발표에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유다.
에버딘스탠다드인베스트먼츠의 앤드류 밀리건 글로벌전략 책임자는 "미중 무역협상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관련해서는 이미 수많은 분석과 관측이 나온 만큼 기업들의 어닝 발표가 시장 향방을 결정할 새로운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 美 소비재 실적 실망에 증시 약세...경기둔화 확산
뉴욕 증시는 맥도날드와 트래블러스 등 3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나 소비재가 하락 압박을 받은 한편 주요 지수가 떨어졌다.
이날 다우존스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9.54포인트(0.15%) 하락한 2만6788.10포인트에 거래됐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0.73포인트(0.36%) 내린 2995.99 포인트에, 나스닥 지수는 58.69포인트(0.72%) 하락한 8104.30포인트에 마감했다.
무거운 표정의 월가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맥도날드와 트래블러스가 각각 4%와 8% 내외로 급락했다.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에 못 미친 데 따른 반응이다. UPS는 예상치를 웃돈 어닝을 발표했지만 매출은 예상치 보다 못해 2% 하락했다. 치폴레, 스냅,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월풀 역시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놔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프록터 앤드 갬블(P&G)은 내년 매출액 성장 전망치를 상향조정 발표하면서 3% 가량 상승했다.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도 호실적에 2% 올랐다. 바이오젠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승인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20% 이상 폭등했다.
글로벌 증시는 남은 이번 한 주 동안 계속해서 기업 실적에 주목한다. 개별 종목이 공개하는 실적에 따라 주식시장의 희비가 연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중 관세전쟁에 따른 무역과 제조업 타격이 소비 시장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 만큼 관련 부문 실적 발표에 주목된다.
브로커리지 완다의 에드워드 모야 시장 애널리스트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이번주 필수 및 재량 소비재 기업 어닝 발표가 증시에 커다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은 주간에는 미국의 주요 IT와 통신 기업 실적이 쏟아져 나온다. 23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이베이, AT&T, 테슬라, 포드 등이 실적을 공개하고 24일에는 아마존, 인텔, 트위터가 25일에는 버라이즌 등이 어닝을 발표한다.
한편, 경제 지표 부진은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9월 기존 주택 매매는 연율 기준 538만건을 기록해 2.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0.7% 감소한 545만건에 못 미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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