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보고서 '한반도 유사시 지원 및 협력' 문구 논란
주한미군, 지난 7월 '수정약속'하고 3개월 넘게 방치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한반도에 유사 발생시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진출하는 것으로 적힌 주한미군의 '2019년 전략 다이제스트' 보고서 한글본이 3개월 넘게 수정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주한미군은 지난 7월 15일 '한반도 위기 시 일본과의 지원 및 전력 협력을 지속할 것'이란 한글 번역부분이 오류라며, 'through Japan(일본을 통해)'란 영어 원문 표현에 맞게 수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으나 전혀 수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8월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9.08.01 leehs@newspim.com |
앞서 주한미군이 공개한 '2019 전략 다이제스트' 보고서 한글본은 '유엔사는 위기 시 필요한 일본과의 지원 및 전력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는 문구가 들어가 논란이 됐다. 주한미군은 전략 다이제스트를 매년 발간하나 과거 발간된 보고서에는 '일본과의 전력 협력'이 언급된 적 없다.
이에 일본이 '유엔사 전력제공국'으로서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를 투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력제공국이란 유엔사에 전력을 제공한 국가 중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한반도 전쟁 발발 시 재참전을 결의한 전투부대 파견 16개국을 말한다. 현재 한국과 미국을 제외한 영국 등 16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6.25 전쟁에 참전하지 않은 일본은 원칙상 이에 참여할 수 없다.
국방부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지난 7월 정례 브리핑에서 "번역본 내용이 다르게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반도 유사시 일본과의 전력 협력을 논의하거나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주한미군 관계자 역시 같은달 15일 "최근 전략 다이제스트 보고서와 관련해 내부에서도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영어 원문 표현에 맞게 수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번역 오류를 수정하겠다고 약속한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한글본은 수정없이 방치됐다고 송 의원은 지적했다.
송 의원은 "주한미군사령부 홈페이지에서 '2019 전략 다이제스트' 영문본과 한글본을 다운받을 수 있는 화면만 사라졌을 뿐, ‘번역오류’라고 했던 보고서 링크는 여전히 살아있다"면서 "결국 주한미군사는 '번역오류'가 아니라 한반도 유사시 '전범국가'인 일본 자위대의 지원을 여전히 계획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송 의원은 이어 "전범국가 일본이 '한반도 위기'를 이유로 한반도에 진출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외교부와 국방부는 주한미군 측에 즉각적으로 '번역 오류'를 수정하도록 요청하고, 그 결과를 국회와 국민 앞에 보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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