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아파트' 등 특정 아파트 뿐 아니라 지역내 전 아파트 고루 올라
수도권 고양·파주 등은 하락…지역별 양극화 보다 심화될 듯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맷값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초 서울시 일반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시작된 강남발 집값 상승은 이재명 정부 출범과 맞물리며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 확산되는 풍선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다만 사실상 주택 거래를 제한한 이재명 정부의 6·27 대책과 10·15 대책으로 거래는 크게 위축되며 상승 폭은 둔화됐지만, 재건축 아파트와 역세권 신축 단지 등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아파트값 상승세는 이어졌다. 이에 따라 지역별 양극화도 심화되는 모습이다.
올해 기초자치단체 중 아파트 매매값 상승률 1위는 서울 송파구로 조사됐다. 뒤를 이어 경기 과천시와 성남 분당구가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27일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올해 12월 22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값은 8.13% 상승했다. 기초자치단체 중 송파구는 18.74% 상승하며 전국 최고치를 나타냈다. 송파구는 지난 3월 구내 전 아파트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며 거래가 제한됐음에도, 잠실과 신천동 일대 아파트 가격은 꾸준히 상승했다.
송파구는 지난 3월 구내 전 아파트가 토지거래허가제 대상이 되며 거래 제약이 커졌다. 하지만 이후에도 잠실과 신천동 일대 아파트가 고른 상승을 보이며 전국 기초자치체 중 가장 높은 아파트 매매값 상승률을 달성했다. 재건축 단지인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전용 82㎡는 연초 34억7500만원에 실거래 됐으나 이달에는 42억2500만원의 신고가를 찍으며 1년새 21.5% 올랐다. 잠실르엘 전용 84㎡는 1월 22억원의 실거래가를 보였지만 11월 30억원에 거래가 이뤄지며 36% 실거래가 상승률을 보였다. 이 아파트는 12월 들어 28억원으로 다소 낮춰진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다음은 경기 과천시로 나타났다. 올 한해 18.45% 매매값 상승률을 보이며 송파구를 바짝 뒤쫓고 있는 과천시는 푸르지오써밋, 래미안슈르, 과천자이 등 재건축을 마친 신축 아파트가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거래가 기준으로 과천시 대장 아파트 격인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 59㎡는 올 1월 17억~17억8000만원에 거래 됐지만 10월엔 22억원에 거래되며 23% 상승률을 보였으며 전용 84㎡와 전용 131㎡ 역시 20% 상승을 올 한해 동안 달성했다.
세번째는 판교신도시가 있는 성남 분당구다. 성남 분당은 1년간 17.29% 아파트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노후계획도시재정비특별법' 발효 이후 재건축 이슈가 생겨난 분당에서는 파크타운삼익, 푸른마을쌍용, 서현 시범우성 등이 20% 이상 매매값 상승을 기록했다. 또 판교신도시도 판교원마을7단지 등 13~15% 가량 실거래가가 오른 단지들이 속출했다.
과천, 성남분당 등은 전형적인 풍선효과 지역으로 꼽힌다. 상반기 강남3구를 비롯한 서울 한강벨트에서 아파트값이 폭등하자 정부의 규제대책이 이들 지역에 먼저 적용됐고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는 10·15대책 때까지 급등세를 이어갔다. 실제 과천과 분당은 10·15대책 직후 각각 1.48%와 1.78%의 주간 매맷값 상승률을 보이며 서울 한강벨트를 뛰어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네번째는 서울 성동구로 17.22%의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성동구의 아파트값 강세는 준강남 입지에 성수동을 중심으로 재개발사업이 활발히 벌어지자 이의 풍선효과가 전지역으로 확산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성수동의 고급 주상복합단지 아크로서울포레스트, 갤러리아포레, 트리마제 등이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또 옥수동과 행당동에서 비교적 연한이 오래되지 않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거셌다.
그 다음으로는 마포구(13.16%), 서초구(12.97%), 강남구(12.57%), 용산구(12.19%), 양천구(12.07%), 강동구(11.59%), 광진구(11.44%), 영등포구(10.16%), 동작구(10.08%) 등 서울 한강벨트가 뒤를 잇고 있다.
이밖에 경기도에서는 안양동안(평촌신도시), 용인수지가 각각 8.36%, 8.21% 상승률을 보였다. 안양동안도 평촌신도시의 재건축 이슈가 아파트값 상승 촉매로 작용했으며 용인수지는 성복동, 동천동 등 분당 및 광교신도시 인근 중대형 아파트가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지방에서는 경북 문경·상주 등 경북 북부지역 아파트가 올해 높은 가격 상승세를 보였다. 문경시는 8.97%의 연간 상승률로 서울동작의 바로 뒤를 이으며 비수도권 지방 기초 자치체 가운데 가장 높은 아파트 매맷값 상승을 기록했다. 인근 상주시는 6.36%의 연간 상승률을 보였다. 이밖에 인근 영주시(5.39%), 안동시(5.13%)도 높은 상승이 나타났다.
전북 전주시도 비수도권 지역에서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다. 전주덕진은 5.47%의 아파트값 상승률을 보였으며 전주완산도 5.22% 상승률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5대 광역시 기초 자치체 중에서는 울산남구가 3.31%로 가장 높은 연간 상승률을 나타냈다. 반면 대통령실 이전 호재가 있었던 세종시 아파트는 1.84%로 중위권 상승률에 머물렀다.
지방권 아파트값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다. 올해 비수도권 지방의 아파트 매맷값은 -1.21%로 하락을 보였으며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 아파트 매매값도 -1.78%로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슷한 변동률로 지난해 대비 큰폭으로 오른 서울·수도권과의 격차가 더 벌어졌음을 뜻한다.
더욱이 같은 수도권에서도 일산신도시가 있는 고양시는 지난해와 유사한 -2.14%의 변동률을 보이며 덕양·일산동·일산서구 모두 하락했으며 운정신도시가 있는 파주시 역시 -3.50%로 아파트값이 떨어졌다. 또 의정부, 양주, 동두천, 포천 등 서북부 경기도와 이천시, 여주시도 동반 하락하며 수도권 내부에서의 격차도 커질 전망이다.
dong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