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투자 경계…전략적인 투자 종목 선별 필요"
대주주 고점 매도로 인한 주가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증시가 들썩이고 있다. 정부의 조기 진압 기대와는 달리 하나둘 확진 지역이 늘고,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급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체시스는 지난 17일 이후 25일까지 주가가 188.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진바이오텍과 이글벳, 우진비앤지, 제일바이오 그리고 대성미생물은 각각 63.7%, 39.4%, 38.0%, 25.6%, 23.4% 올랐다. 이들은 모두 동물백신주로 분류되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발병 소식에 급등세를 나타냈다. 방역에 쓰이는 생석회 생산업체 백광소재는 78.8% 급등했다.
앞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지난 17일 국내에서 최초 발생, 이후 현재까지 경기도 4곳, 인천시 2곳 등 총 6곳에서 확진됐다. 이 외 연천군, 강화군, 양주시 등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신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확진 지역이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백신 관련주뿐만 아니라 닭고기 등 대체육 관련주와 사료 관련주들도 동반 강세다.
돼지고기 대체제 관련 기업으로 쇠고기 가공업체 신라에스지는 176.5% 수직 상승했다. 이어 마니커가 84.8% 뛴 것을 비롯해 마니커에프앤지(62.8%), 정다운(47.6%), 하림(43.1%), 우리손에프앤지(25.5%), 체리부로(16.4%) 등도 많이 올랐다.
팜스토리(12.03%), 우리손에프앤지(11.44%), 이지바이오(4.32%) 등 돼지고기 관련주들이 오름세다.
사료 관련주로 엮인 한일사료와 팜스토리, 우성사료, 미래생명자원 그리고 현대사료는 각각 46.0%, 37.6%, 21.9%, 14.8%, 9.8% 상승했다. 대한대한제당3우B는 156.5%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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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뉴스핌] 이한결 기자 = 지난 24일 오전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이 나온 경기 김포시 통진읍의 한 양돈농장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2019.09.24 alwaysame@newspim.com |
아프리카돼지열병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단기과열 증상을 보이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묻지마 투자에 대한 경계감과 함께 선별적 투자의 중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으로 돈육과 가금류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급등했다"며 "일반적인 상황에서 돈육과 가금류 업체들의 실적 가시성이 매우 낮고, 생물자산 시세 변화에도 민감하다. 따라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과 영향의 강도에 따라 생물자산 시세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전략적인 투자 종목 선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한 기업들의 대주주들이 소유 지분을 처분,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음도 고려해야 한다.
강승조 이글벳 회장은 지난 18일 보유주식 15만 주를 1만600원에 장내 매도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그 아들인 강태성 사장 역시 30만 주를 같은 가격에 매도했고, 강 회장의 부인인 김영자 전무도 15만 주를 팔아 15억9000만원을 현금화했다. 이글벳 주가는 지난 17일 돼지열병 발생 소식과 함께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이튿날까지 상한가를 이어갔다.
체시스는 이명곤 회장의 아들 이준성 씨가 보유 주식 55만9000주를 지난 19일 전량 장내매도했다. 이 역시 체시스 주가가 17일과 18일 2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뒤였다.
생석회 관련주로 엮인 백광소재와 고려시멘트 또한, 최대주주가 보유지분을 매도했다. 백광소재 최대주주 태경산업은 지난 18일부터 3일 간 총 220만 주를, 고려시멘트의 사실상 지배주주 강대원 회장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총 288만1602주를 팔아치웠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