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70여개 점포 수…22일 기준 25곳으로 급감
모바일뱅킹 활성화에 고객 발길 '뚝'..."당분간 기존전략 유지"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SC제일은행의 '탄력점포' 모델인 뱅크샵과 뱅크데스크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모바일뱅킹 거래가 일상화되며 초소형 점포를 중심으로 고객 접점을 늘려왔던 전략을 일부 수정하고 나선 영향이다. 도입 4년째를 맞은 뱅크샵이 사실상 '구조조정' 수순에 돌입했다는 해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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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복 SC제일은행장이 지난 2016년 1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 입점한 '뱅크샵(Bank#)'에서 태블릿PC로 고객 응대를 하는 모습. [사진=SC제일은행] |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현재뱅크샵과 뱅크데스크를 각각 8곳과 17곳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말 첫선을 보인 뱅크샵과 뱅크데스크는 한때 70여개 달할 정도로 활성화됐지만 4년이 채 못 돼 약 65% 감소해 현재는 25곳이 운용되고 있다.
뱅크샵과 뱅크데스크는 박종복 은행장이 지난 2014년 7월 소매금융 총괄본부장으로 재직 시 '모빌리티 플랫폼' 아이디어를 적용한 후 이듬해 도입됐다.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뱅크샵의 경우 직원 2∼3명이 상주하며 태블릿PC 기반의 ‘모빌리티 플랫폼’을 활용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신개념 미니점포다. 뱅크데스크는 이보다 규모가 좀 더 작아 직원 1~2명이 근무하는 초미니 점포다.
지점을 찾는 고객 수가 급감하자 점포를 줄이는 대신 덩치가 작은 경량화 점포를 늘려 고객 접점을 늘리기 위한 차원에서 도입됐었다.
도입 초기 뱅크샵과 뱅크데스크는 평일 저녁이나 주말 등 은행 영업시간 외에도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다. 백화점이나 마트 등에서 장을 본 뒤 은행 업무도 함께 처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모바일뱅킹이 급성장하며 경량화 점포를 통한 고객 유인 효과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환경 속에서 고객들이 굳이 뱅크샵과 뱅크데스크 등을 방문할 필요성이 없어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모바일뱅킹이 발달하지 않은 초기엔 영업 외 시간에 예금가입이나 대출 업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뱅크샵과 뱅크데스크가 주목을 받은 게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지금처럼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금융거래가 가능한 상황에서는 시간이 지날 수록 비용부담만 늘어나는 격"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속적인 통폐합 등을 거쳐 점포 수가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든 것 역시 제일은행이 해당 전략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지한 결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SC제일은행 측은 뱅크샵과 벵크데스크 등이 기존 영업점에 비해 기동성이 뛰어난 점 등을 감안해 당분간 경량화 점포 운영 전략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신세계백화점, 이마트와의 제휴 계약 종료 및 갱신 시 채널 최적화에 따라 일부 뱅크샵 및 뱅크데스크 수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며 "뱅크샵과 뱅크데스크를 지속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안에 대해선 변동 사항이 없다"고 답했다.
rpl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