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으로부터 스파이 활동 혐의를 받는 가운데, 화웨이 기술자들이 우간다와 잠비아 정부가 정적을 염탐하도록 지원했다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끈다.
14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화웨이 소속 기술자들이 최소 두 차례 개인적으로 아프리카 정부의 정적 염탐 활동을 도왔으며, 암호화된 이들의 대화를 가로채거나 휴대전화 데이터를 이용해 정적의 행적을 추적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로고와 미국 성조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우간다 고위 안보 관계자에 따르면 우간다에서는 지난해 6명의 정보 관계자들이 33년째 장기집권 중인 요웨리 무세베니(74) 대통령 정권에 대한 위협 억제에 애를 먹고 있었다.
당시 팝스타 출신으로 미국의 지원을 받으며 인기를 끌던 정치인 바비 와인에 대한 통신을 가로채라는 명령이 떨어졌는데, 이때 화웨이 기술자들이 이 작업을 도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잠비아에서는 정부가 친야당 뉴스 사이트를 운영하는 블로거들의 전화 및 페이스북 페이지 접근을 화웨이 기술자들이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 이후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중국 정부의 해외 스파이 활동에 활용될 수 있다며 안보 우려를 제기해 왔다.
화웨이는 이러한 미국 측 주장을 적극 부인하고 있지만, WSJ의 이번 보도는 화웨이에 대한 불안 요인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매체는 아프리카에서 화웨이 기술자들이 중국 정부를 대표해 이러한 스파이 활동을 지원했다는 뜻은 아니며, 화웨이 임원들도 이 사실을 알거나 지시 또는 승인한 적이 있는지 여부도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