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뉴욕증시가 6일(현지시각) 상승 반전, 전날의 패닉에서 벗어났지만 월가의 투자은행(IB) 업계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무역 냉전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S&P500 기업의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한편 뉴욕증시의 주가 목표치 역시 낮춰 잡은 것.
무거운 표정의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와 함께 주가 급등락이 연일 이어지는 한편 또 한 차례 충격이 발생할 경우 11년 전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당시와 흡사한 패닉 매도가 쏟아질 수 있다는 경고다.
6일(현지시각) 씨티그룹은 보고서를 내고 올해 미 S&P500 기업의 주당 순이익 전망치를 3.80달러 낮춘 166.20달러로 제시했다.
아울러 내년 이익 전망치 역시 4.25달러 하향 조정했다. 2020년 기업 이익 성장률이 4.8%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는 월가 평균 전망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지난주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경고와 환율조작국 지정으로 인해 위험 수위에 이른 중국과 무역 마찰이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 전까지 지속, 기업 수익성과 주식시장에 타격을 가할 여지가 높다는 분석이다.
골드만 삭스 역시 한 목소리를 냈다. 내년 대선까지 무역 협상 타결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 올해 S&P500 기업의 이익 성장률 전망치를 6%에서 3%로 떨어뜨린 것.
추가 관세와 중국의 보복으로 실물경기 한파가 불가피하고, 특히 IT 섹터의 수익성이 크게 후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웰스 파고 역시 투자 보고서에서 “무역 전쟁이 내년 대선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기업들이 2년간 관세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 역시 월가의 기업 이익 전망치가 아래로 기울고 있고, 향후 2개월간 증시 약세 흐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 밖에 UBS와 크레디트 스위스(CS) 등 주요 IB들이 일제히 뉴욕증시의 변동성 확대 및 급락 리스크를 경고했다.
리먼 파산 당시와 흡사한 투매가 벌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노무라는 투자 보고서에서 무역 마찰이 고조되면서 또 한 차례 ‘팔자’가 쏟아질 경우 금융위기 상황을 방불케 하는 패닉 매도와 주가 폭락이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CNBC는 월가의 IB 업계가 G2(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으로 인해 뉴욕증시가 10% 추가 하락, 조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중국과 협상을 재개할 뜻을 밝힌 한편 진전 여부에 따라 추가 관세를 유연하게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농산물 대량 구매를 포함한 미국 측 요구를 수용할 것을 압박하는 움직임이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이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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