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상원이 켈리 크래프트 유엔 주재 미국 대사 지명자(57)를 인준했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상원은 이날 크래프트 지명자를 56-34표로 유엔 대사직에 승인했다. 다수석인 공화당 의원들의 지지가 컸다.
켈리 크래프트 주캐나다 미국 대사가 유엔 대사 상원 인준 과정을 통과했다. 2017.11.03.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로써 7개월간 공석이었던 유엔 대사 자리가 채워질 전망이다. 그동안 조너선 코언 유엔 대사 권행 대행이 업무를 대신해왔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는 지난해 12월 31일 사임했다.
크래프트는 현재 주캐나다 미국 대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의 추천을 받고 그를 지명했다.
그의 유엔 대사직 수행 자격을 놓고 민주당의 반발이 거셌다. 상원 외교위원회의 밥 메넨데스 간사(민주)는 크래프트가 국제기구에서 미국을 대표하기에는 "진중함과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크래프트는 공화당을 후원하고 있는 억만장자 광산업가 조 크래프트의 아내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12월 한 캐나다 방송에 출연해 기후변화에 대해 "양측" 과학 이론 모두를 믿고 있다고 발언, 구설에 올랐다.
미국의 종합 온라인 매체 복스에 따르면 당시 그는 "기후변화가 있다고 믿는가"란 질문을 받았고, 그는 "과학자들은 양측 (과학 이론)으로 나뉘고, 나는 이 모두 정확하다고 믿는다. 양측 모두 그들의 연구 결과가 있고 나는 양측의 과학 모두를 존중한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기후변화는 "양측" 사안이 아니다. 기후변화가 '존재한다' '안한다'로 나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크래프트는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말을 바꿨다. 그는 기후변화가 전 세계의 위협이며, '석탄 재벌'인 자신의 남편의 위치와 별개로 이 문제를 유엔에서 제기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를 지명한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 자체를 '음모론'이라고 믿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경제강국을 겨냥한 개발도상국가의 음모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도 온실가스 감축 약속인 파리기후협정 탈퇴였다.
통신은 크래프트의 유엔 대사직은 가시밭길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먼저) 정책을 방어하고 이에 대한 유엔의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물론, 미국 정책에 대한 국제기구의 지지도 얻어야 하는 결코 쉽지 않은 길이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