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재량간주근로시간제 운영안내서' 발표
SW·게임·금융상품 등 연구개발 업무 포함
업무 방법·시간 배분 등 자율적 판단 명시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정부가 '재량근로제' 대상 업무 범위를 보다 명확히하고, 사용자의 업무지시가 가능한 범위에 관한 세부 판단 기준을 마련했다.
고용노동부는 31일 '재량간주근로시간제 운영 안내서(가이드)'를 발표했다. '대상 업무' 및 '사용자의 구체적 지시 범위'를 명확히 해 재량근로제 활용도를 보다 높이기 위한 취지다.
'재량근로제'는 업무의 성질에 따라 업무수행 방법을 근로자의 재량에 위임할 필요가 있는 업무로, 전문적 또는 창의적 업무와 같이 업무 자체의 성질상 근로자가 자율적으로 업무수행 방법을 결정할 필요가 있는 업무가 이에 해당한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무는 사용자와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로 정한 시간(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간주한다.
[자료=고용노동부] |
그동안 근로기준법 시행령(제31조) 및 고용부 고시에서 12개 업무를 재량근로제 대상 업무로 규정해 왔다. 오늘부터 금융투자분석(애널리스트), 투자자산운용(펀드매니저) 등 2개 업무가 추가돼 총 14개로 늘었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상 재량근로제 허용 업무는 △신상품·신기술의 연구개발, 인문사회과학·자연과학분야의 연구 업무 △정보처리시스템의 설계 또는 분석 업무 △신문, 방송 또는 출판 사업에서의 기사의 취재, 편성 또는 편집 업무 △의복·실내장식·공업제품·광고 등의 디자인 또는 고안 업무 △방송 프로그램·영화 등의 제작 사업에서의 프로듀서나 감독 등 5개다. 여기에 고용부 고시에 포함된 △회계 △법률사건 △납세 △법무 △노무관리 △특허 △감정평가 △금융투자분석 △투자자산운용 등 9개 업무를 합쳐 14개다.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안내서에선 소프트웨어(SW)·게임 개발자 등 연구개발 직무에 대한 재량근로제 허용을 명확히 한 것이 특징이다. 단, 타인의 지시·설계에 의해 재량권이 없는 상태에서 단순히 프로그램을 작성(코딩 등)만을 수행하는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
또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는 프로그래머도 재량근로제 대상 업무에 해당함을 명시해 자율권을 부여했다.
아울러 사용자의 지시가 가능한 범위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기준도 제시했다. 단, 원칙적으로는 대상 업무의 성질을 고려해 근로자의 재량을 제한하는 정도 및 업무지시의 합리성·구체성·반복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했다.
우선 근로기준법에서 구체적 지시를 제한하고 있는 업무수행수단 및 시간 배분과 관계없는 '업무의 기본적인 내용(목표·내용·기한 등), 근무 장소'에 관한 지시는 가능하다.
'업무수행 수단'에 관해서는 일정 단계에서의 진행 상황 확인과 정보 공유 등을 위한 업무보고, 업무수행상 필요한 회의·출장, 출근의무 부여 및 출·퇴근 기록 등은 가능하다. 반면, 업무의 성질에 비춰 보고·회의 주기가 지나치게 짧아 사실상 노동자의 재량을 제한하는 경우는 허용되지 않는다.
'근로시간 배분'에 관해서는 통상 1주 단위로 업무를 부여하거나, 업무수행상 필요한 근무시간대를 설정하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통상적인 노동자에 적용되는 출·퇴근 시각을 엄격히 적용하거나 근무시간대를 지나치게 넓게 설정함으로써 사실상 출퇴근 시간을 정한다면 노동자의 재량을 침해할 소지가 높다고 봤다.
한편, 고용부는 이번 안내서 발표를 계기로 현장의 제도 활용성을 높이고 제도가 적법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전국 48개 지방고용노동관서를 중심으로 설명회와 현장지도(컨설팅)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권기섭 근로감독정책단장은 "주 최대 52시간제 시행으로 최근 지랭근로제를 포함한 유연근로제도 도입을 준비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각 유연근로제가 제도 취지에 맞게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계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어려운 점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