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보리스 존슨 영국 신임 총리가 취임하자마자 강경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행보를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EU는 ‘재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굳건히 고수하고 있어 존슨 총리가 이러한 교착상태를 어떻게 풀어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 하원에서 첫 성명 발표하는 보리스 존슨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브렉시트 강경파로 내각을 전면 교체한 존슨 총리는 보수당 대표 당선 연설과 첫 내각회의 및 하원 성명에서 줄기차게 “10월 31일 또는 그 전에 브렉시트를 완수하겠다”고 큰 소리를 치고 다녔다.
그는 내각 각료들에게 EU와 합의 없이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 준비를 주문하고, 하원 의원들에게는 브렉시트 합의안을 재협상하겠다며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의 국경간 엄격한 통행·통관, 즉 '하드보더'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백스톱) 조항이 합의안에서 빠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백스톱은) 무역과 규제에 대한 영국 정부와 국민의 통제 상실을 의미하며 정부의 권한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이에 대해 미셸 바르니에 EU 측 브렉시트 협상대표는 EU 지도자들에게 서한을 보내 “백스톱 조항 삭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존슨 총리의 발언은 다소 호전적”이라고 비난하며, 사실상 존슨 총리의 발언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다만 “백스톱을 둘러싼 충돌에도 불구하고 EU는 (영국과의 대화에) 건설적으로 임할 준비가 돼 있으며, 기존 합의안에 부합하는 사안이라면 영국 측의 주장을 진지하게 들어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에 대해서는 “EU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지만 존슨 총리가 노 딜 계획을 우선시한다면 우리도 역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며 영국이 노 딜로 EU를 떠나겠다면 굳이 말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시사하기도 했다.
바르니에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며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고수해 EU 27개 회원국의 연대와 단합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은근히 영국을 압박했다.
그는 “EU는 여름 내내 영국과 대화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도 존슨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미 도출된 브렉시트 합의안이 최상의 해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존슨 총리 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으나, 총리 대변인이 “테리사 메이 전임 총리가 EU와 도출한 합의안은 의회에서 세 번이나 거절당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반(反)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시위자가 국회의사당 밖에서 EU기와 영국 국기를 흔들고 있다.[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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