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신한금융에 내준 1위 탈환에 실패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하나금융이 석달 전 우리금융에 내줬던 '금융지주 순이익 3위' 타이틀을 되찾았다. 또 KB금융은 신한금융에 내줬던 1위 자리를 탈환하는데 실패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올 상반기 순이익 1조2045억원을 기록, 우리금융을 제치고 '금융지주 순이익 3위'로 올라섰다. 앞서 하나금융은 올 1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거둔 우리금융(순이익 5690억원)에 밀려 4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이자,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을 앞세워 3개월 만에 3위를 되찾은 것.
이는 대출자산의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이자이익이 증가한 데다 자산관리, 여신 및 외환, 인수주선 및 자문 등 수수료이익(비이자이익)이 고르게 늘어난 결과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지속적인 은행 통합 시너지와 관계사간 적극적인 협업의 효과"라며 "그룹의 핵심이익은 2005년 지주 설립 이후 분기 및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라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우리금융 순이익은 하나금융보다 250억원 적은 1조1790억원이었다. 우리금융도 올 상반기 순이익이 경상기준(일회성 요인 제외) 최대였다. 우량 중소기업 중심의 대출 성장, 핵심예금의 증가로 조달구조가 개선돼 이자이익(2조9310억원)이 6% 증가했고, 자산관리 수수료 부문이 성장해 비이자이익(6110억원)을 5% 늘어났다.
1, 2위 격전에선 신한금융이 왕좌를 차지했다. 신한금융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1조9140억원. KB금융(1조8360억원)보다 780억원 많았다. 앞서 KB금융은 지난해 신한금융을 제치고 '4대 금융지주사 중 순이익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신한금융이 올초 생명보험사인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완료, 비은행 부문이 강화되면서 판도가 뒤집혔다.
신한금융의 순이익 증가를 이끈 건 비이자이익이다. 신한금융의 올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1조746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6.7% 급증했다. 신한금융 측은 "오렌지라이프 편입에 따른 보험이익 증가, 유가증권 관련 손익 증가 등이 요인"이라고 했다. 이자이익(3조9040억원)도 기업·가계대출이 균형있게 성장한 결과, 5.6% 증가했다.
KB금융의 성장은 이자이익이 이끌었다. KB금융의 올 상반기 이자이익(4조5492억원)은 전년 동기보다 4.8% 증가한 반면, 비이자이익(1조2148억원)은 1.7% 감소했다. 이는 신용카드, 증권대행, 증권업수입 등 수수료 수익이 고루 줄었기 때문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카드 가맹점수수료 인하, 주식시장 부진 등의 여파"라고 설명했다.
순이익 5위는 하나금융과 같은날 실적을 발표한 농협금융이다. 농협금융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99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2% 급증했다. 2012년 지주 출범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설명이다. 그 결과 4위사와의 격차도 지난해 상반기 364억원에서 올 상반기 182억원으로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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