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적' 규정 바뀌나…핵·미사일 위협 서술 수위 조정 가능성
전작권 전환·자주국방 강조…우크라·중동 전쟁 반영 '안보지형 재편'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국방부가 '12·3 비상계엄' 여파로 발간이 중단됐던 국방백서를 4년 만에 재개한다. 2022년 이후 공백 상태였던 국방정책 공식 문서가 올해 말 약 400쪽 분량으로 발간되면서, 대북 인식과 한미동맹 구조를 둘러싼 정책 기조 변화가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17일 국방부에 따르면, '2026 국방백서'는 오는 4월까지 제작업체를 선정한 뒤 집필·수정·보완 작업을 거쳐 12월 국문본으로 발간된다. 분량은 약 400쪽 수준으로, 2022년판(약 380쪽)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백서는 2004년 이후 짝수년 주기로 발간돼 왔으나, 2024년판이 비상계엄 여파로 무산되면서 발간 주기가 한 차례 끊겼다.
당초 '2024 국방백서'는 2025년 초 발간을 목표로 초안까지 완성된 상태였다. 해당 초안에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적'으로 명시하고, 핵탄두 소형화·다종화와 고체연료 기반 미사일 전력 확대 등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분석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조기 대선 국면이 형성되면서, 백서 발간이 정치 쟁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최종 발간은 보류됐다.

이로써 2023년 2월 발간된 '2022 국방백서'는 윤석열 정부의 사실상 유일한 백서로 남게 됐다. 국방부는 2024년과 2025년 백서를 연속으로 건너뛰고 '2026 국방백서'를 새롭게 작성하는 방식으로 정책 연속성을 재정비한다는 방침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백서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국방백서이자, 4년 공백 이후 발간되는 '리셋 버전' 성격을 갖게 된다.
핵심 쟁점은 대북 인식과 표현 수위다. 2022년 백서에 명시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문구는 윤석열 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를 상징하는 표현이었다. 반면 이재명 정부는 대화·관리 중심 접근을 병행하고 있어, '적' 규정이 유지될지 또는 '위협' 등 완화된 표현으로 조정될지 주목된다. 다만 북한이 2022년 이후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횟수를 연간 수십 회 수준으로 늘리고, 전술핵 운용 교리까지 공개한 점을 감안할 때 군사적 위협 서술 자체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한미동맹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문제도 주요 서술 대상이다. 국방부는 한국군의 재래식 전력 중심 한반도 방어 주도 능력을 강조하면서, 전작권 전환 가속화와 연합지휘구조 개편 방향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군 주도의 미래연합사령부 체계,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FOC·FMC 평가) 진행 상황 등이 수치와 일정 중심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국방외교와 국제 안보환경 분석도 대폭 강화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이스라엘-이란 충돌 등으로 중동과 유럽 전장의 군사 기술과 교전 양상이 급변하면서, 드론·정밀유도무기·미사일 방어체계(MD) 등 현대전 핵심 전력에 대한 분석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한국형 3축 체계(킬체인·KAMD·대량응징보복) 발전 현황과 방산 수출 규모(연간 수출액 수조~수십조 원대)도 함께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
국방부 관계자는 "발간 공백이 있었던 만큼, 정책 변화와 안보환경 변화를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라며 "국민과 국제사회에 한국 국방정책의 일관성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