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국제유가가 19일(현지시간) 상승했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유가가 상승 탄력을 받았다. 다만 경제 둔화가 원유 수요 전망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는 유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33센트(0.6%) 상승한 55.63달러에 거래됐다.
국제 벤치마크인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9월물도 배럴당 54센트(0.87%) 오른 62.47달러에 마감했다.
이번주 국제유가는 미국 멕시코만 원유 생산 재가동과 미 휘발유 재고 증가, 미국과 이란의 긴장감 완화에 대한 일시적 기대에 연일 하락하면서 한주 동안 브렌트유는 7%, WTI는 5.5% 내렸다.
이날 유가는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상승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19일 호르무즈 영해 관할 권한에 따라 국제 해상 규정을 위반한 영국 유조선을 나포했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이 유조선이 해안으로 끌려가 필요한 법적 절차를 밟기 위해 관계 당국에 인도됐다고 전했다.
이날 이란의 영국 유조선 억류는 앞서 이달 초 영국령 지브롤터 당국이 시리아로 원유를 운반, 제재를 위반한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1호를 나포했던 것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풀이된다.
리터부쉬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쉬 대표는 보고서에서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감 고조와 같은 유가 강세 요인과 커져가는 세계 원유 수요 우려의 약세 요인으로 유가가 계속해서 양쪽 방향에서 흔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고위 관료는 로이터통신에 미국이 자국 선박에 지나치게 가까이 근접하는 이란 무인기(드론)를 격추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유가 시장에 지정학적 리스크를 더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고위 정책자들의 경기 부양을 위한 공격적 금리 인하 발언도 유가 상승 재료가 됐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리차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미국 경제 둔화 조짐이 있을 경우 재빨리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달 연준의 50bp(1bp=0.01%포인트) 금리 인하 기대감에 불을 당겼다.
한편 원유 수요 장기 전망은 점점 약해지는 모양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페티 바이롤 사무총장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원유 수요 둔화와 세계 원유 시장 공급 과잉으로 유가가 의미있게 상승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ING의 워런 피터스 상품 전략가도 "거시경제 우려와 무역 협상 불확실성, 미국발 원유 공급 증가가 계속해서 시장 심리를 누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일간 추이 [자료=인베스팅 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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