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이란 핵 합의 파기를 둘러싼 갈등이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영국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를 나포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이 전날 이란의 무인기(드론)을 격추한 데 이어 이란이 잇따라 선박 나포에 나서면서 이란 핵 합의 파기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란 국영 TV 방송은 이날 이란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영해 관할 권한에 따라 국제 해상 규정을 위반한 영국 유조선을 나포했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이 유조선은 해안으로 끌려가 필요한 법적 절차를 밟기 위해 관계 당국에 인도됐다고 전했다.
한편 영국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하던 스테나 임페로호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면서 갑자기 항로가 변경됐다면서 관련 정보를 긴급히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해협 부근 오만해에서 공격을 당한 유조선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 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가렛 마르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란의 영국 유조선 나포 보도를 알고 있다”면서 “미국은 이란의 유해한 행동에 맞서 우리의 안보와 이익을 방어하기 위해 우리의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공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영국령 지브롤터 당국은 지난 4일 유럽연합(EU)의 대시리아 제재를 어기고 시리아로 원유 210만 배럴을 운반하던 이란 유조선 그레이스 1호를 나포했다.
이란은 그레이스 1호의 석방을 요구하면서 유조선 억류에 대한 보복으로 중동 해역을 지나는 영국 선박들이 목표물이 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14일 페르시아만에서 이란산 원유를 해상 환적 수법으로 밀수하려던 외국 유조선 한 척을 나포하고 선원을 억류하고 있다고 18일 발표하기도 했다. 이 선박은 파나마 선적의 리아호로 알려졌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편 이란의 영국 유조선 나포는 전날 발생한 이란 무인기(드론) 격추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백악관에서 미 해군 강습상륙함 박서(USS Boxer)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1000야드(914.4m) 이내로 접근한 이란의 드론을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달 20일 미군 무인기 RQ-4 글로벌 호크가 자국 영공을 침범했다며 이를 격추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