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에 5G폰 구매"...통신료 포함 20만원 가능
"방통위 알고도 눈감아 불법 보조금 더 활개"
[서울=뉴스핌] 김지나 유수진 기자 = "5G폰 사면 다른 통장으로 20만원 꽂아드려요."
지난 16일 오후 4시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크 9층 휴대폰 판매점. 비가 와 행적이 뜸한 판매점들 사이를 걷자 "휴대폰 한번 알아보고 가라"는 판매점 직원들의 호객행위가 이어진다.
16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핸드폰 판매점들의 모습. 평일인데다 비가 온 탓에 주말보다 손님이 없고 한산하다. 2019.07.16. [사진=유수진 기자] |
그 중 A 판매점을 선택해 "5G폰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냐?"고 묻자 직원은 KT에서 SK텔레콤 통신사 변경을 추천한다. 그가 제시한 조건은 갤럭시S10 256기가바이트(GB) 구매에 24개월 약정, 월 7만5000원 스탠다드 요금제 4개월 의무 사용, 2년 뒤 단말기 반납이다.
A 판매점 직원은 "이 조건에서 기계값 25만원 할부로 진행하면 다른 통장으로 20만원 '페이백'을 주겠다"고 조심스럽게 제안한다. 페이백은 상품을 살 때 지불한 돈을 현금이나 계좌이체로 돌려받는 것으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을 위반하는 불법 보조금이다.
16일 기준으로 SK텔레콤의 갤럭시S10 256GB 공시지원금은 58만원. 갤럭시S10 256GB의 출고가가 140만원인 점을 비춰보면 82만원에 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A 판매점에서 페이백까지 받고 구매할 경우 단돈 5만원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5G폰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하는 판매점은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5G 상용화 직후 횡행하던 불법 보조금이 한동안 잠잠했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가 불법 보조금 제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모양새다.
B 판매점에서 역시 5G폰을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묻자 이번에는 기존 가입 KT를 유지하면서 기기변경을 추천했다. B 판매점 직원이 제시한 조건은 24개월 약정에 8만원 요금제 슈퍼플랜 베이직 6개월 의무사용 조건을 내걸었다.
이 요금제는 현재 공시지원금이 61만원이다. B 판매점 직원은 여기에 50만원을 추가로 지원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이 50만원 역시 불법 보조금이다. B 판매점 직원은 "기기변경이 가장 저렴한 이유는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기 보단 기존 고객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며 기기변경을 재차 권유했다.
이 같이 5G폰에 불법 보조금이 쏟아지는 이유는 5G폰 상용화 초기 단계, 아직 통신3사의 시장 점유율이 안착되지 않은 상황에 보다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려는 이통3사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불법 보조금을 규제하는 방통위 역시 적극적인 규제에 나서지 않고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통3사가 5G폰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면서 "방통위 역시 불법 보조금이 난무하는 현 상황을 알고서도 눈감아 줘 불법 보조금이 더 활개를 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