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내 9.7% 차지하는 무슬림, 위협느껴
[캔디 로이터=뉴스핌] 백지현 기자 = 지난 4월 부활절 테러를 겪은 스리랑카에서 극우 불교단체가 대선을 앞두고 불교도들을 대상으로 정치적 결집을 촉구하고 나섰다. 역내 소수세력인 무슬림 사이에서는 무슬림 대상의 폭력 사태 발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극우불교조직인 '보두발라세나'(불교도의 힘·BBS)의 지도자 갈라고다 아테스 그나나사라가 7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중부 캔디에서 집회를 열고 신할리족-불교도 후보에 대한 지지를 촉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신할리족-불교도는 스리랑카에서 주류를 형성하는 집단이다. 2200만 스리랑카 인구 중 70%는 불교, 12.6%는 힌두교, 9.7%는 이슬람교, 7.6%는 기독교계이다. 불교 신자 대부분은 신할리 족이며 힌두교 신자 대부분은 타밀족이 차지하고 있다.
극우불교조직인 '보두발라세나'(불교도의 힘·BBS)의 지도자 갈라고다 아테스 그나나사라가 7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중부 캔디에서 열린 불교 집회에 도착했다. 2019.07.07. |
그나나사라는 수 백명의 불교승과 신도들 앞에서 "우리는 신할리 정부를 만드는 것을 목표 삼아야 한다"며 "우리는 신할리 민족을 보호할 의회, 국가를 책임질 의회를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나나사라는 또한 "이곳은 신할리 족의 국가이므로 우리의 책임이 있다. 우리는 이 국가의 역사적 소유자"라며 민족주의를 강조했다.
신할리족-불교도 집단이 이끄는 스리랑카 정부와 타밀족-힌두교도가 대다수인 분리주의 세력은 갈등을 벌였으며 이들간 내전은 지난 2009년 종식됐다.
그러나 최근 BBS가 이끄는 불교 강경파는 무슬림 세력이 보수적이고 고립된 형태로 변했다고 주장하며 사회 내 이슬람 반감을 증폭시켰다.
특히 지난 4월 21일 발생한 부활절 테러 이후 무슬림을 타깃한 공격이 늘고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당시 교회와 외국인이 주로 머무는 호텔에서 연달아 폭탄이 폭파하며 250여명이 숨졌다. 조사 결과, 테러의 배후에는 극단주의 무슬림 세력이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집회에는 경찰들이 거리에 배치되고 군대는 긴급상황에 대비해 대기했다. 폭력 사태를 우려한 무슬림 상인들은 상점을 폐쇄했다.
캔디에서 잡화점 사업을 운영하는 이슬람교도인 모하메드 릴와 씨는 "정부가 우리의 안전에 충분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이슬람 사원을 비롯한 무슬림을 겨냥한 불교단체의 테러로 그의 사업 중 75%를 잃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캔디 중심가에서 신할리족 남성이 무슬림 주민과 시비로 사망하자 신할리족으로 구성된 불교신자들이 모스크를 공격했다. 이에 스리랑카 정부는 2018년 3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한편, 이번 집회는 오는 11월 혹은 12월 중 열리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열렸다.
그나나사라는 대선에서 단일 정치 후보에 대한 사원 7000개의 지지를 받고 각 사원에서 1만표 씩 얻을 수 있다면 신할라 정부가 탄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노선의 유형이나 신당 창당 여부 등을 구체적 방법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lovus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