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1호기 사건 특별조사 중간결과 발표
무자격자가 원자로 일부 운전한 사실도 확인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재가동 하루만에 운전을 멈춘 한빛1호기 사건은 안전 불감증, 원전 관리자의 조작 미숙, 무자격자의 원자로 운전 등 총체적인 문제가 발생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지난달 10일 재가동 허가 하루 만에 열출력 증가로 다시 가동을 멈춘 한빈원전 1호기 사건 특별조사 중간결과를 24일 발표했다.
한빛1호기는 정기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돼 가동을 중단했다가 지난달 9일 재가동 허가를 받고 가동을 시작했으나 하루 만에 원자로 열출력 증가로 다시 가동을 멈췄다.
이 과정에서 원자력안전법 위반 정황 등이 포착돼 원안위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지난달 20일부터 특별조사에 들어갔다. 특히 조사 과정에서 무자격자가 원자로를 운전한 정황이 확인됨에 따라 특별사법경찰을 포함한 합동 조사를 벌였다.
특별조사단은 이번 조사에서 △사건 당시 제어봉의 과도한 인출 경위 △열출력 급증에 따른 핵연료 건전성 △제어봉 구동설비의 안전성 △원안법 위반 등 미비상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조사단은 한빛1호기 재가동 당시 주제어실에 다양한 경보음이 울려 운전원들이 즉시 제어봉을 삽입해 안정상태를 유지했으나 열출력이 제한치(5%)를 넘어 18%까지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운영기술지침서에 따른 즉시 원자로 수동정지 조치를 취해야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 중간조사 결과의 핵심이다. 즉, 이번 한빛1호기 사고가 안전불감증이 부른 인재(人災)라는 의미다.
특히 조사단은 원압법 위반 등 미비사항에 대해 조사를 집중했다.
특별사법경찰은 관계자 진술 등을 통해 제어봉 제어능 측정시험 중 무자격자가 원자로조종감독면허자의 지시·감독 없이 원자로를 일부 운전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운영기술지침서에 따른 제어봉 제어능 측정시험 중 원자로 열출력이 5%를 초과하게 되면 즉시 수동정지를 취해야 하나, 당시 근무자들은 원자로 열출력이 5%를 초과한 상황에도 원자로를 즉시 정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수원측은 운영기술지침서 상의 열출력이 노외핵계측기 열출력이 아니라 2차측 열출력이라 주장해 왔으나, 2차측 열출력값도 5%를 초과했다는게 조사단 조사 결과 확인됐다.
아울러 약 13시간 동안 제어봉 시험을 진행하며 3개 근무조가 참여했으나, 근무자 교대시마다 수행해야 하는 중요작업전 회의는 최초 투입된 근무조만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제어봉의 위치편차를 조정하기 위해서는 작업명령 발행 및 작업 계획서를 신규작성하고 작업전원회의를 개최해야 하나 이 역시 준수하지 않는 등 한수원 자체 절차서도 위반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제어봉 제어능 측정법을 14년만에 변경해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반응도를 계산한 담당 직원은 기동경험이 처음이었으며, 이를 보완하는 교육훈련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외에 계획된 공정기간 준수가 우선시 되는 관행상 정비 기간이 연장될 경우 발전소 평가에서 감점을 부여하는 등의 경영상 문제점도 발견됐다.
향후 원악위는 제어봉 구동설비 건선성, 안전문화 점검 등에 대한 추가 조사와 재발방지대책을 포함하는 종합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