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국제안보 담당..."북핵, 한번에 최종 해결해야"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체제 틀 안에서 해법 마련 가능"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크리스토퍼 포드 미국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차관보는 북한 핵문제와 관련, 단 한번에 최종적으로 해결하는 일명 ‘일시 해결방안’(one-time solution)이 미국 정부의 최종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포드 차관보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전략교육아카데미(AASE) 연설에서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체제라는 틀 안에서 일시 해결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포드 차관보는 “이는 미국이 북한과 달성하고자 하는 최종적인 목표”라고 잘라 말했다.
크리스토퍼 포드 미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차관보 [사진=로이터뉴스핌] |
포드 차관보는 그러면서 협상 과정을 위해 전문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확산 전문가들이 해외의 대량살상무기(WMD) 운반시스템이나 정교한 재래식 무기시스템을 폐기하기 위한 계획과 이행에 관해 외교적 기술은 물론 경험과 지식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위협을 제거하는 노력은 미국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부서의 가장 최우선 순위”라며 “지금도 국무부의 전문가들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기술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 고위관계자의 이같은 발언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 방식으로 요구하는 단계적·동시적 방법론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결국 기존의 ‘일괄타결식 빅딜’ 기조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북미 관계는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 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렬 이후 수개월 째 교착 상태에 빠져 있었다.
북한은 2017년 이후 중단했던 미사일 발사를 1년 6개월 만에 재개하는가 하면 미국은 특수정찰기를 한반도와 일본에 출격시켜 대북 감시를 강화하는 등 긴장감도 고조됐다.
다만 6.12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1주년을 맞은 지난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북미관계 해빙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에 ‘2.27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을 야기했던 북미 간 갈등을 풀 실마리가 생긴 것 아니냐’는 기대감 어린 시선까지 나오고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비핵화의 개념, 로드맵, 최종 상태 등을 명확히 규정하고자 했지만 실패했다.
비핵화 및 상응조치의 방식 또한 북한과 미국이 오랜 시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던 부분 중 하나다.
외교가에 따르면 미국은 일괄타결식 ‘빅딜’을 원한다.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약속하고 이행해야 제재 해제‧완화 등을 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국 행정부 내 강경파가 이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단계적‧동시적 해결방안, 이른바 ‘스몰딜’을 주장한다. 비핵화의 각 단계를 정하고 북한이 단계별로 이행할 때마다 미국이 그에 맞는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북미는 이 같은 쟁점들을 둘러싸고 하노이 회담 이후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오고 있다. 어느 한 쪽도 쉽게 양보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북한은 최근 외무성 대변인의 담화를 통해 “미국이 셈법을 바꾸지 않으면 싱가포르 선언은 종잇장이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까지 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