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
"북미, 신뢰 회복 위해 서로 고민해야"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4일 한국과 미국 사이에 “북한의 선(先) 비핵화가 아닌 동시·병행적으로 해결해야 된다는 인식의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다”고 진단해 주목된다.
김 장관은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북미 관계 진전 방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대체로 지금 큰 원칙에서 보면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에 대해선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김 장관은 “결국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요한 쟁점에 대한 기술적 해법뿐만 아니라 신뢰도 중요하다”며 “(북미 간)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약화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미국도 북한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도 했다.
그는 “성공한 협상은 성공한대로, 합의를 못한 협상은 그 나름대로의 성과가 있다”며 “합의를 못한 부분들은 상대가 정확하게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주=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8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방문을 마친 뒤 경의선도로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입경하며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
그러면서 “그런 차원에서 미국도, 한국도 협상 재개를 위한 다양한 방식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한미 간 협의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목표를 분명히 하는게 어떤 협상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북미,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완전한 비핵화라는 최종 단계에 대한 합의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시점에서 최종적 상태로 어떻게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 로드맵”이라며 “(다만) 로드맵이 어느 정도 필요하겠지만 (로드맵) 앞에 있는 부분들을 구체화하는 것이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간 비핵화 로드맵 도출도 중요하지만, 당면한 문제들을 풀 수 있는 동시·병행적인 ‘초기 합의’도 필요하다는 것으로 보인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대화 재개 조건으로 ‘미국의 새로운 셈법’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그간 미국이 북한 비핵화 방법론으로 고수해온 선(先) 비핵화 후(後) 보상을 전제로 한 ‘일괄타결식 빅딜’을 접으라는 것이다.
그간 일각에서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이 원하는 ‘단계적·동시적’ 방법론을 수용하기가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었다. 특히 이들은 과거 6자회담 실패의 원인을 단계적 접근법에서 찾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김 장관의 이번 발언은 빅딜을 고수했던 미국의 입장이 다소 변화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동시·병행적이라는 방식이 사실상 북한의 단계적·동시적과 같은 개념으로 읽히는 만큼, 북미 간 조기 대화 재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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