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심층분석] 독일 통일의 밑거름 된 접경위원회...남북도 실현 가능할까

기사입력 : 2019년06월14일 05:34

최종수정 : 2019년06월14일 05:34

문대통령 '남북접경위원회' 제의…北 호응 관건
전문가 "4차 남북정상회담 의제로 다뤄질 듯"
일각선 "옥상옥(屋上屋) 될 수도" 비판도 제기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노르웨이 오슬로 선언을 통해 ‘남북접경위원회’ 구상을 밝혔다. 국제사회의 전방위적인 대북 제재와 상관없는 범주에서 남북 간 실질 협력을 견인하고자 하는 일종의 활로 찾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관건은 북한의 호응이다. 결렬로 끝난 2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남북 간 협력 사안에 대해 사실상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서울= 뉴스핌] 노르웨이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법대 대강당에서 열린 오슬로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2019.6.12

◆동독·서독 소통강화 밑거름 된 접경위원회…남북도 가능할까

문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대학에서 “남과 북은 국경을 맞대고 있을 뿐 아니라 함께 살아야 할 생명공동체”라며 “접경지역 피해부터 우선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사람이 오가지 못하는 접경지역에서도 산불은 일어나고 병충해와 가축 전염병이 발생한다”며 “동독과 서독은 접경지역에서 화재, 홍수, 산사태나 전염병, 병충해, 수자원 오염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접경위원회를 통해 신속하게 공동 대처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독일의 선례가 한반도에도 적용되기를 희망한다고도 했다. 이를 두고 사실상 북한에 남북 접경위원회 설치를 제안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문 대통령의 언급대로 동독과 서독은 1972년 ‘동서독 기본조약’에 따라 접경위원회를 설치했다. 국토의 분단으로 인한 접경지역의 경제침체 등 통일정책 관점에서 관련 지역에 지원이 필요하다는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당시 환경오염 문제도 심각했다. 특히 동독지역에서 방류되는 하수로 오염된 뢰덴강의 경우 지형적 특성상 오염수가 서독지역으로 그대로 유입돼 서독 주민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았다.

[서울= 뉴스핌]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교에서 오슬로 포럼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페이스북] 2019.6.12

이 같은 문제는 접경위원회 출범 이후 곧바로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위원회 시스템을 통해 1983년 뢰덴강 정화에 대한 협정이 체결됐다. 동독에는 하수처리시설 설치 의무를, 서독에는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분단국 간 공유하천 문제 해결이라는 선례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또한 접경위원회는 향후 독일 통일과정에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남북도 임진강과 북한강이라는 공유하천이 있다. 임진강의 경우 63%가 북쪽 유역에 있고, 북한강의 경우 23%가 북측에 있다. 동독과 서독의 사례처럼 환경오염 문제는 아니지만 남북 간 여름철만 되면 이른바 ‘수공(水攻)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북한의 임진강 황강댐 무단방류로 6명이 주민이 숨지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

남북 간에는 공유하천 문제만 있는 게 아니다. 최근 북한에서 발생한 치사율 100%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남북 간 공동협력이 시급하다는 위기의식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31일 북한에 ASF 방역협력을 제의했다. 하지만 북측은 14일 현재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19일 저녁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공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손을 잡고 있다.

◆北 호응이 관건…“4차 남북정상회담서 의제로 다뤄질 듯”

결국 남북 접경위원회 제의도 북한의 호응이 동반돼야 한다. 북한이 무반응으로 일관한다면 결국 ‘나홀로 구상’에만 그칠 수 있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당장 수용할 가능성을 낮게 봤다. 하지만 특별히 거부할 이유도 없다고 분석했다. 또한 4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접경위원회 설치가 의제로 다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접경위원회 제안 하나만으로 북한이 이를 수용하겠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근 북측이 취하고 있는 입장은 북미문제가 풀려야 남북대화도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실장은 이어 “다만 접경위원회는 남북이 대북 제재에 영향을 받지 않는 분야에서 다양한 테마를 가지고 할 수 있는 게 많다”며 “예를 들어 냉전의 섬으로 남아있는 휴전선 일대 전체를 평화지대로 활용하고 국민들에게 평화적 실익이 돌아가게 할 수도 있다”고 했다.

홍 실장은 그러면서 “(북미 간 협상에 진전이 있고) 남북대화도 재개된다면 북한이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4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 구체화된 의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남북 접경위원회 제의를 두고 ‘옥상옥’(屋上屋. 불필요하게 이중으로 하는 일)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 전문가는 “대북 식량지원 문제도 그 자체에 대해 반대하는 게 아닌, 북한 비핵화에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왜 하필 지금이냐는 지적이 있다”며 “현재 남북 간 협력사업에 진전이 없는 것은 신뢰가 없기 때문인데 이 상황에서 또 새로운 제의를 한다는 건 옥상옥”이라고 지적했다.

 

no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화영, 대법서 징역 7년8개월 확정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쌍방울 그룹에서 수억원대 뇌물을 받고, 80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한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징역 7년 8개월을 확정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5일 오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7년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쌍방울 그룹에서 수억원대 뇌물을 받고, 80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한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징역 7년 8개월을 확정 받았다. 사진은 이 전 지사가 지난해 10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 사건 조사 관련 청문회에서 정청래 법사위원장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이 전 부지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이던 2019년, 쌍방울로 하여금 도지사 방북 비용 300만 달러와 북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 5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 측에 보내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기도 평화부지사, 경기도 산하기관인 킨텍스 대표로 재직 중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와 차량 등 3억3400여만 원의 정치자금을 제공받은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이중 2억5900여만 원에 대해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1심은 이 전 부지사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해 정치자금법 위반 징역 1년 6개월, 특가법상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징역 8년을 합해 총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쌍방울이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비(500만 달러)와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통령의 방북비용(300만 달러)을 대납하려 했다는 검찰 측 판단을 모두 받아들였다. 다만 검찰이 공소사실에 적시한 총 800만 달러 중 394만 달러만 해외로 밀반출된 불법 자금으로 인정했다. 2심은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7년 8개월 및 벌금 2억5000만원, 추징 3억2595만 원으로 감형했다. 구체적으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8개월을, 특가법상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7년을 각각 주문했다. 1심 형량과 비교해 1년 10개월이 감형됐다. 2신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검찰이 기소한 대북송금 800만 달러 가운데 394만 달러만 북한 측에 밀반출됐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특히 이 중 200만 달러는 김 전 회장이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방북비용으로 대납한 것이라고 봤다. 다만 "뇌물죄, 정치자금법 위반죄 범행 후 공무원 또는 정치인으로서 부정한 행위까지 나아가지는 않은 점, 스마트팜은 인도적 지원 사업이었고 남북간 평화조성을 위한 남북교류협력사업의 추진이라는 정책적 목적도 있는 점, 김성태가 쌍방울그룹의 대북사업 추진 등 이익을 도모한 사정도 있고 피고인이 김성태에게 비용 대납을 강요한 사정은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양형으로 고려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과 이 전 부지사 측 모두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양 측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원심의 유죄 부분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검사의 사전면담 등이 이루어진 증인의 법정진술의 신빙성 판단, 유죄의 인정에 필요한 증명의 정도, 뇌물수수죄에서 직무관련성, 대가성, 뇌물귀속 주체와 고의, 정치자금 부정수수죄에서 정치자금과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hong90@newspim.com 2025-06-05 10:45
사진
외교부 장관 김현종·조현 거론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하는 새 정부는 민생 회복과 함께 대미 관세 협상 등 외교·안보 문제도 시급하다. 미국 법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국을 대상으로 부과한 상호관세 효력을 정지시켰지만 여전히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신 것은 아니다. 지난 4일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 강조해왔다. 민주당 공약집을 보면 통상환경의 변화와 경제안보 중요성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20개국(G20)·주요 7개국(G7) 등의 적극 참여를 통해 글로벌 현안 적극 대응하고 2025 경주 APEC 성공적 개최를 위한 외교역량을 강화할 것을 약속했다. 신남방·신북방 정책을 계승 발전해 글로벌 사우스와 권역별 협력을 심화하고 핵심소재·연료광물의 공급망(GVC) 안정화를 위한 통상협력 강화도 약속했다. (왼쪽부터) 김현종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외교안보특보, 위성락 민주당 의원, 조현 선대위 국익중심실용외교위 공동위원장, 안규백 의원. [사진=뉴스핌DB] 북핵 대응으로는 한국형 탄도미사일 성능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고도화를 내세웠다. 핵무장이나 핵잠재력 확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핵 대응의 기본 원칙은 한·미 확장억제 강화'라는 기존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 분야에서는 국방 문민화를 비롯해 군 정보기관 개혁, 육·해·공군 참모총장 인사청문회 도입 등을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 국가안보실장에 위성락 민주당 의원을 임명했다. 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외교관 출신인 위 의원은 '이재명 후보 외교안보보좌관'으로 임명돼 활동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당 선대위 산하 '동북아평화협력위원회' 좌장을 맡았다. 외교부 장관 후보군으로는 조현 전 외교부 1차관과 김현종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언급된다. 조 전 차관은 선대위에서 국익중심실용외교위원회 상임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위 의원과 외무고시 13기 동기로 유엔대사,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 외교부 국제기구국장 등을 역임했다. 김 전 차장은 대선 기간에도 '이재명 후보 외교안보보좌관' 자격으로 백악관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한미동맹과 한미일 3국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 후보의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국방부 장관 자리에는 군 출신이 아닌 5선의 안규백 민주당 의원이 유력하다. 이 대통령은 후보 때부터 군에 대한 '문민 통제'를 강조해 왔다. heyjin@newspim.com 2025-06-05 06: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