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으로부터 아름다운 친서, 긍정적인 일 일어날 것"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교착 국면 해소 주목, 대화 재개
김정은 양보 여부에 전문가 갈려 "진전 없을 것" VS "양보 가능"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친서 외교가 재개된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이 통 큰 변화를 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으로부터 방금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며 "그것은 매우 개인적이고 따뜻하며 멋진 친서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이 김정은의 리더십 아래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매우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김 위원장의 친서 전달 사실이 공개된 것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미의 양쪽 패가 모두 공개된 상황에서 북미 양쪽이 다시 대화의 시동을 거는 상황이어서 북한의 입장 변화 여부에 주목된다.
[하노이 로이터=뉴스핌] 김근철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 2차 북미정상회담 쟁점, 北 '영변' VS 美 '5개 핵시설 추가'
美 일괄타결안 주장해 北 양보안도 어렵다, 대화 내용 주목
무엇보다 핵심은 북한이 추가로 어디까지 양보할 수 있을 것인가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은 영변 핵시설의 폐기를 대가로 경제 제재를 약속받으려고 했지만, 미국은 약 5개의 주요한 핵 시설이 있다고 지적한 상황이다.
양쪽이 이미 패를 다 내보인 상황에서 쉽게 대화 재개를 위해서는 북한의 추가 양보가 필요한 가운데 이마저 쉽지 않다. 미국이 일관되게 일괄 타협안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우리 정부의 일괄 타결, 단계적 시행안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해 대화 재개의 의미가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북한이 추가적인 양보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최강 "北 일괄 타결안 받지 않을 것, 실무회동은 이뤄질 듯"
신율 "북한 정권 안정 위해 핵 포기 못해…양보 어렵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는 대화 쪽으로 다시 물꼬를 터보겠다는 사인일 것"이라며 "그러나 이것으로 상황이 급작스럽게 진전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친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한 실무급 회동이 향후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 부원장은 북한의 의도에 대해 "북한은 공개적으로 미국이 셈법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는 나가지 않겠다고 한 것이고, 다만 여기서 트럼프 대통령마저 돌아서면 고립될 것이니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향후 실무진 협상에서 현 상황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원장은 "미국은 일괄 타결과 점진적 시행까지는 양보할 수 있는데 북한이 이 카드를 내놓지 않고 있다"며 "이번 친서에서도 북한이 이를 내놓을 가능성은 작다. 다만 북미는 다음 번 정상회담을 위한 간 보기 정도는 진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북한의 양보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신 교수는 "대화 재개로 지금 상황에서 나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진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미국이 이미 알고 있는 핵시설에 대해 언급한 마당에 북한이 영변 핵시설 외에 플러스 알파를 섣불리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이와 함께 "북한이 60년을 넘는 세월 동안 핵 개발을 했는데 아무리 상황이 급해도 이를 쉽게 포기할 수 없다"며 "며 "북한이 제재 해제를 원하는 이유는 정권의 안정 때문인데 핵을 포기하면 이것도 이룰 수 없어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 권태진 "북한의 상황 어렵다…김정은, 양보할 뜻 있을 것"
"일괄 타결 가능성도 있지만, 영변 플러스 알파일 듯"
"트럼프도 재선 위한 성과 필요, 협상 타결 가능성 있다"
권태진 GS&J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 연구원장은 전혀 다른 전망을 내놓았다. 권 원장은 "친서를 보냈다는 것은 양보할 뜻이 있는 것"이라며 "지금 북한의 상황이 견디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강력한 대북 제재로 인해 곧 견디지 못할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권 원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물론 미국이 원하는 일괄 타결을 처음부터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노이 정상회담의 연장선상에서 미국이 밝힌 핵시설 5군데 중 한두 군데를 더 양보하는 선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2020년까지 국가개발 5개년 계획을 해서 지금 1년 반 정도가 남았는데 그동안 진척된 것이 별로 없다"며 "김 위원장이 국민들과의 약속도 못 지키고 핵 폐기의 약속도 못 지키는 격인데 돌파구를 찾아 움직일 수 있는 틈을 찾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장은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같은 북한의 양보를 받아들여 비핵화 협상이 재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도 아직은 외교관계에서 확실히 내놓을 성과가 별로 없다"며 "결국 북한이 양보할 것이라는 메시지만 줄 수 있어도 재선에 유리한 구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