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 보도
LG유플러스 "장비설치·유지보수 이외 사안 교류 자발적 자제"
[뉴포트비치(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이터=뉴스핌] 이홍규 기자 = 한국 이동통신업체 LG유플러스와 미국 반도체업체 인텔 등 일부 글로벌 기술기업이 자사 직원들에게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측과 5세대(5G) 이동통신 등과 관련한 기술표준에 대해 대화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렇게 전하고, 이는 미국의 화웨이 거래금지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LG유플러스와 인텔뿐 아니라 미국 통신용 반도체업체 퀄컴과 모바일 리서치회사 인터디지털 와이어리스도 직원들에게 이런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5G 이동통신 등 통신기술의 표준 설정을 위해 엔지니어들이 모이는 국제적인 회의에서 이뤄지는 일상적인 대화도 자제하라고 통보한 것이다.
앞서 지난달 16일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와 화웨이 계열사 68곳을 '수출제한 리스트'에 올려, 정부 허가 없이 미국 기업이 이들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했다. 하지만 같은 달 20일 상무부는 오는 8월 19일까지 90일동안 특정 분야에 한해 한시적으로 유예를 두고, 이 기간 기업들이 5G 표준설정 기관들에서 화웨이와 교류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그러나 해당 기업들은 상무부의 유예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와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 직원들에게 화웨이와의 직접적인 교류는 자제하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화웨이의 통신장비가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이와 관련, LG유플러스의 관계자는 로이터에 "네트워크 장비 설치나 유지보수 문제를 위한 회의를 제외하고 화웨이 직원들과의 교류를 자발적으로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과 퀄컴, 인터디지털은 직원들에게 정부 규정 준수 지침을 제공했다고는 말했으나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기업들의 교류 금지로 업계에서 5G 출시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G는 영상 고속전송부터 자율주행차에 이르기까지 첨단기술 분야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5G 통신장비 분야에서 세계 선두기업으로 평가받는 화웨이는 여러 표준설정 기관에서 최고 기업에 해당된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지난주 캘리포니아주(州) 뉴포트비치 이동통신표준화기술협력기구(3GPP)에서 열린 5G 기술표준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엔지니어들의 오랜 협력이 미국과 중국의 '기술전쟁'에 희생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5G 기술을 보편적으로 상용화 하기 위해선 세계 각지의 기술자들간 협력이 필요하다.
핀란드 이동통신업체 노키아 측을 대표해 3GPP 회장직 세 자리 가운데 한 자리를 맡고 있는 발라즈 베르테니는 참석자들에게 평소보다 더 많은 '오프라인' 대화가 노트 등 공개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기록으로 문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기업들이 미국 정부의 방침에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워싱턴에서 수출통제 부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더그 제이콥슨은 상무부 규제와 관련해 고객과 동료들이 많은 오해를 하고 있다며 직원들에게 화웨이와의 접촉을 금지한 기업들의 행동은 과도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는 상무부의 규정은 기술이전만 금지하는 것이지 의사소통을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다른 표준설정 기관인 전기전자공학자협회(IEEE)는 화웨이 측 검토위원들을 자신들의 학술지 '동료심사(peer-review; 동등한 자격을 갖춘 전문가들로부터 평가를 받음)' 과정에 참여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중국 업계에서 강한 반발이 일었다.
화웨이와 미국 5G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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