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국제유가가 30일(현지시간) 하락 마감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소폭 감소하는 데 그치자 유가는 낙폭을 늘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22달러(3.8%) 하락한 56.59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7월물은 2.58달러(3.7%) 내린 66.87달러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 WTI와 브렌트유 선물은 이날 각각 3월 8일과 3월 12일 이후 최저치였다.
이날 유가는 미국의 원유 재고 지표와 수요 둔화 우려로 하락 압력을 받았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30만 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90만 배럴의 감소를 기대한 금융시장 전문가 기대치를 밑도는 것으로 전날 미국석유협회(API)가 집계한 530만 배럴의 감소 폭에도 크게 못 미친다.
휘발유 재고는 220만 배럴 늘었으며 정제유 재고는 160만 배럴 줄었다.
EIA의 발표 전 유가는 혼조세를 보였다. 브렌트유의 경우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따른 세계 경제 성장 둔화 우려로 약 1%의 낙폭을 보였지만 WTI 선물의 경우 재고 지표를 주목하며 전일 대비 보합세를 보였다.
미국은 중국산 재화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중국 최대 통신장비 기업인 화웨이를 제재 대상에 올리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에 제한적인 보복 관세로 대응해 온 중국은 최근 반도체 필수 원료인 희토류 수출 제한 카드와 미국산 대두 수입 축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국 측 외교관은 이날 워싱턴의 무역 관련 조치를 “노골적인 경제적 테러리즘”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번스타인 에너지는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전쟁의 고조는 원유시장에 위험을 제기한다”면서 양국의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갈 경우 세계 원유 수요가 올해 0.7%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현재 예측치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번스타인은 원유 수요가 감소하면서 공급이 줄더라도 유가 상승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토토이즈의 닉 홈즈 매니저는 블룸버그통신에 “수요 측면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날 (EIA) 보고서는 휘발유 재고 증가를 보여주며 공포를 강화했다”고 판단했다.
WTI 선물.[차트=인베스팅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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