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해운사도 호르무즈 해협 운항 중단...보험료 급등
원유 등 글로벌 공급망 충격 불가피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의 보복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최소 3척의 유조선 피격 사례가 보고됐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운항 차단에 나서면서 에너지 운송 및 유가 등 글로벌 경제에 미칠 파장이 증폭될 전망이다.
▲팔라우 선적 유조선 등 3척 피격..."경고 무시 해협 통과 선박 공격"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1일(현지시간)까지 호르무즈 해협과 오만·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역에서 최소 3건의 선박 피격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란 혁명 수비대(IRGC)는 전날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직후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을 차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오만 해양안전센터는 팔라우 선적 유조선 '스카이라이트'호가 오만 무산담 반도 카사브항 북쪽 약 5해리 지점에서 미확인 발사체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선박은 이란 석유제품을 운송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12월 미국 재무부 제재 대상에 오른 선박이다.

이란의 국영 TV 등은 "경고를 무시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던 유조선 한 척을 이란이 공격했으며 승무원 20명은 모두 탈출했다"고 보도했다.
마셜제도 선적 원유 운반선 'MKD VYOM'도 오만 수도 무스카트 북서쪽 약 44.4해리 지점에서 미확인 발사체에 피격됐다고 해상 보안 소식통이 전했다. UKMTO도 같은 지점에서 적재 화물을 실은 상선이 폭발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해운 소식통들은 이 밖에 아랍에미리트(UAE) 제벨알리 항에서 이란의 야간 공격을 요격하는 과정에서 떨어진 파편으로 유조선이 손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해상 운송 데이터에 따르면 원유·액화가스를 실은 선박을 포함해 200척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과 인근 해역에서 닻을 내린 상태라고 전했다.
국제해운협회의 야콥 라르센 안전·보안 책임자는 "미·이스라엘의 공격은 페르시아만과 인접 해역에서 운항하는 선박의 안보 위험을 극적으로 높였다"며 "미국 또는 이스라엘과 사업 연계가 있는 선박은 표적이 될 가능성이 더 높지만, 다른 선박들도 의도적이거나 오인으로 공격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교통부 해사청(MARAD)은 이 지역을 항해하는 미국 선적·소유·승무 선박에 대해 미 군함과 30해리 이상 거리를 유지하라고 권고했다. 이란의 미 군함 공격 과정에서 피해를 염두에 둔 조치다. 또한 이란이 해협의 좁은 항로에 기뢰를 부설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글로벌 해운사 운항 중단...유가 등 글로벌 공급망 충격
이탈리아 해운기업 MSC는 걸프 지역 운항 선박에 지정 안전구역으로 이동하라고 지시하고 중동행 신규 화물 계약을 중단했다. 덴마크의 글로벌 해운기업 머스크도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중단하도록 지시했다.
전쟁 위험 보험료도 급등할 전망이다. 로이즈 오브 런던은 이미 이란과 걸프, 오만만 일부를 고위험 지역으로 지정했다. 이로 인해 걸프 지역 선체 보험료가 단기적으로 25~50%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UAE 등 걸프 산유국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글로벌 원유 공급의 핵심 관문이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며, 카타르산 LNG의 5분의 1 이상이 이 해협을 거친다.
2025년 기준 하루 1,300만~1,700만 배럴의 원유·콘덴세이트가 이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세계 해상 원유 무역의 약 3분의 1 안팎에 해당한다. LNG 역시 전 세계 공급의 약 5분의 1이 이 좁은 수로를 거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에너지 분석 기업 케이플러의 뮤위 쉬 애널리스트는 "이란이 호르무즈를 단 하루만 봉쇄해도 최악의 시나리오로 유가가 단기적으로 배럴당 120~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운항 차단 시도가 장기화할 경우 국제 유가와 글로벌 공급망에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ckim1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