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가능성을 리스크(risk, 위험) 정도로 인식하던 월가 분석가와 경제 전문가들이 전략을 속속 수정하고 있다. 양국의 무역전쟁 전면전이 기본 가정으로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와 노무라 홀딩스, JP모건 체이스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 부과를 위협하면서 전망을 다시 썼다.
노무라의 분석가들은 이 같은 대규모 관세 부과를 기본 예측으로 잡았다. 이들은 65%의 확률로 연말 전에 미국이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봤다.
노무라의 경제학자들은 보고서에서 “표면상 좁은 합의에 도달하려는 꾸준한 전개를 보여주던 시기 이후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지난 2주간 더 트랙에서 벗어났다”면서 “양측이 지난 4월 말과 같은 입장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국의 갈등이 미치는 영향은 무역과 투자에서 기술 등 분야로 퍼지고 있다. 음성 인식업체 아이플라이텍(iFLYTEK)의 주가는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를 것이라는 소식 이후 급락했으며 보안업체 항저우 하이크비전 디지털 테크놀러지와 저장 다화 테크놀로지의 주가 역시 전날 제재 명단에 올랐다는 보도 이후 하락했다.
[사진=바이두] |
골드만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몇 주간 진전의 조짐이 없다면 관세 부과 이행이 쉽게 기본 전망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골드만은 “우리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보다 이뤄질 확률이 크다고 본다”면서도 “이것은 매우 일촉즉발의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골드만은 관세율 인상으로 미국의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0.6%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중국의 제한적인 보복 조치가 결합하면 미국과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3년간 각각 0.5%, 0.8%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 17일 보고서에서 “무역전쟁 위협에 대한 주식시장의 미지근한 반응이 강한 위기 정책의 연장 가능성을 키웠다”면서 “최근 관세로부터 교훈은 우리가 앞서 것보다 고통의 역치가 높다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무역전쟁 전면전을 더 비관하는 것은 월가뿐만이 아니다. 중국 정부의 한 선임 연구원은 전날 중국과 미국이 2035년까지 싸움과 대화를 반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대외경제연구소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장옌성(张燕生) 연구원은 미국 측의 요구가 단기적으로 실현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JP모건도 지난 17일 보고서에서 현재 양국이 상대국에 부과한 관세가 2020년까지 지속할 것이라는 현상 유지가 기본 전망이라고 밝혔다.
JP모건은 “올해 하반기 25%의 관세가 나머지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되는 보다 극심한 시나리오도 대안으로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추가 관세가 실현되는 경우 달러/위안 환율이 7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최근의 보호주의 무역 격화가 일시적이라고 보는 기관이다. 다만 모건스탠리의 경제학자들은 “우리의 기본 전망과 같이 세계 성장률이 회복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무역 갈등 위험을 해결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짧다”면서 위험이 하방으로 치우쳐져 있으며 해결의 여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