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53%가 트럼프 무역정책에 비우호적
펜실베이니아 등 5개州 트럼프 표밭 민심도 돌아서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미국 유권자들이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만족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은 우호적으로 평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경제매체 CNBC가 퀴니피액 대학의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퀴니피액이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1078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참여자의 53%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한다고 답한 비율은 39%에 그쳤다.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3.7%포인트다.
무역정책에 대한 만족도와는 현저히 대조적으로 유권자들은 미국의 경제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설문 참여자의 71%가 미국 경제 상황이 "매우 좋다" 혹은 "좋다"고 답했다. 이는 1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경제 상황에 대한 유권자들의 우호적인 평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8%에 그쳤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정책이 미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비율(40%)보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한 비율(48%)이 더 높았다. 이외에도 유권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對中) 정책에 비우호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0%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접근법에 반대한다고 밝혔으며, 찬성한다고 밝힌 비율은 이보다 10%포인트 낮은 40%로 집계됐다.
◆ 펜실베이니아 등 5개州 트럼프 표밭 민심 돌아서...재선가도 적신호
특히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견인했던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위스콘신, 오하이오, 아이오와 등 5개 산업 지대에서 무역정책을 우호적으로 평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적신호가 켜졌다. 퀴니피액 대학이 워싱턴포스트(WP)에 추가로 보낸 조사 결과에 따르면 5개 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에 반대한다고 밝힌 비율은 56%로 추산됐다. 찬성은 41%였다. 트럼프의 대중 정책에 찬성한다고 답한 응답자도 39%에 불과했으며, 53%는 반대한다고 답했다.
5개 주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소속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꺾고 승리를 거뒀던 곳으로 재선 성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곳들이다. 하지만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미 농가가 타격을 입으면서 민심이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를 "관세맨"이라고 칭하며 수입산 재화에 대한 관세부과가 미국을 강력하게 만들 것이며, 무역전쟁에서 "승리를 거두는 것은 쉽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의 관세 폭탄에 맞서 중국도 보복 관세로 응수하면서 미국 농가가 "모든 방면에서" 타격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중국이 향후 내놓을 보복 조치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에서 지지층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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