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신주와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23억달러(약 2조6910억원)의 현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주 급격한 실적 악화가 발표된 후 투자자들 사이 현금부족 우려가 심화되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추가 자금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지난주 역대 최악의 분기 실적을 내놓고 현금도 22억달러로 40% 이상 급감하자 입장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는 신주 270만주를 발행해 6억4230만달러를 조달하고, 5년 만기 전환사채를 13억5000만달러 규모로 발행하기로 했다. 주간사 금융기관들이 매입 옵션을 모두 선택하면 테슬라는 신주 발행으로 7억3870만달러, 전환사채 발행으로 15억5000만달러, 총 23억달러까지 조달할 수 있다.
통상 대규모 자금조달 공시가 발표되면 주가가 하락하지만 테슬라의 주가는 2일 4.3% 뛰었다. 이는 그동안 그만큼 현금부족 우려가 심각했다는 의미다. 또한 신주 중 1000만달러어치는 머스크 CEO가 사들이겠다는 의향을 밝혔다는 소식도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주가가 더욱 탄력을 받았다.
하지만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 한 달 간 15%, 올해 들어 27% 급락한 만큼, 낙폭을 만회하기에는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테슬라는 지난 1분기 7억2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캘리포니아 공장에서 생산한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의 중국 및 유럽 수출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인도 대수가 지난해 4분기에 비해 31% 급감했다.
머스크가 전기차를 만들겠다며 15년 전 테슬라를 설립했을 당시부터 자금 우려는 제기돼 왔다. 전기차 개발에는 오랜 기간이 소요되고 기존 차량과는 전혀 다른 장비가 필요한 데다 물류망까지 확보해야 해 막대한 초기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머스크 CEO는 2017년 모델3 생산을 시작하면서 향후 회사 성장에 필요한 충분한 수익을 올릴 것이라 장담했으나,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현금이 무서운 속도로 고갈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모델3 생산이 정상 궤도에 오르며 매출도 증가해 테슬라는 처음으로 2개 분기 연속 순익을 거뒀다.
미국 테슬라 모델3 [사진=로이터 뉴스핌] |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