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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의 4차혁명 오딧세이] 산학협력이 대학 미래다

기사입력 : 2019년04월08일 08:00

최종수정 : 2019년04월08일 08:09

방향이 속도보다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 환경에서 새로운 연구나 사업을 추진할 때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은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 이라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형 성장 모델을 지향했다. 남들이 정해준 방향을 우리는 그걸 정답으로 믿고 열심히 따라 갔다. 그래서 근면과 성실이 인재의 자질로 제시돼 왔다. 

       김정호 교수

그런데 이제 4차 산업혁명의 최전선에 있는 우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방향을 정하는 것이 필요해졌다. 따라서 이제는 방향을 정하는 훈련과 실습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확실한 최고의 방향은 없다. 다만 성공 확률이 높은 선택만 있을 뿐이다.

공대 교수가 연구주제의 방향을 잡는데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오래 전에 유학 가서 배운 주제로 평생 연구할 수도 있다. 그럼 한 분야를 꾸준히 개척하는 장점도 있지만, 이미 10년, 20년 이상 전에 지도교수가 개척한 분야를 따라가는 추종연구가 되기 쉽다. 그러면 1인자가 되기는 어렵다.

다음으로는 다른 그룹이 출판한 논문을 보고 따라 하는 연구이다. 보통 연구 주제를 잡고, 결과를 내고, 논문을 발표하는데 5년 이상 걸린다. 공학분야에서는 조금만 시간도 의미가 떨어지는 주제일 가능성이 높다. 조금 더 최신의 연구 동향을 파악하고 아이디어를 얻고 싶다면 국제학회에 참석하는 방법도 한가지 방법이다. 분야에 따라서는 학회가 논문보다 더 수준 높은 결과를 발표하는 장소가 된다.

그런데 애플과 같은 기업들은 연구 아이디어나 결과를 논문이나 학회에 발표를 하지 않는다. 회사의 중요한 기술, 전략, 정책, 방향이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논문을 보고, 학회에 참석해서 연구 방향을 설정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 볼 요소가 많다. 특히 ‘패스트 팔로워’ 모델에서 ‘창의적 리더(Creative Leader)’ 즉 창조적 리더가 되려면 좀더 다른 접근 방법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화살이 모인 양궁의 과녁 사진, [출처: depositphotos]

산학협력에서 길 찾아야 

연구 주제를 선정할 때 조금 더 차별적인 접근 방법들이 있다. 계측기기 회사들의 신제품과 기능들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 그 중 한가지 방법이다. 대표적인 회사제품들이 Tektronix, Agilent, LeCroy 등의 제품들이다. 주로 고속 디지털 신호 측정, 무선통신용 고주파 측정 기기들을 제공하는 제품들이다. 이 장비들에 새로이 추가된 가능들은 의미가 있다. 보통 IBM, Intel, Qualcomm 등 글로벌 반도체 회사들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측정해야 한다.

그래서 이러한 계측기기 회사들에 추가로 기능을 요구하고, 또는 공동 개발도 하게 된다. 측정기기의 흐름을 보면 최신 기술의 수요와 흐름을 잡을 수 있다. 논문에는 나오지 않는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정할 때 큰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CAD(Computer Aided Design) 회사의 기술 흐름을 유심히 본다. CAD 기업의 소프트웨어들은 반도체, 스마트폰, 안테나,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등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부품의 전기적, 물리적, 기계적 현상을 해석하고 컴퓨터로 계산한다. 최적 설계를 하고 안정적인 동작을 보장하기 위한 확인작업이다.

그래서 반도체를 만들기 전에 미리 측정 결과를 예측해 준다. 그러므로 CAD는 설계와 제작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데 필수적인 컴퓨터 소프트웨어 환경이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수백 만, 수천 만개의 트랜지스터의 동작을 동시에 예측하려면 반드시 컴퓨터를 사용해야 한다. 이에 더해서 요즘은 반도체의 전기적인 현상뿐만 아니라 기계적, 열적 현상이 주는 효과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반도체에 더해서 인쇄회로 기판, 케이블, 샤시, 모터,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인버터 등 전원 장치까지 같이 시뮬레이션 해야 한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CAD 툴의 새로운 추가된 기능을 유심히 관찰한다. 새로운 기능이 들어갔다는 의미는 기업들이 필요해서 요청한 추가 기능들을 의미한다. 연관된 연구를 반도체 업계가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잡을 수 있다.

그런데 필자가 제시하는 최고의 방법은 ‘산학협력’이다. 산학협력의 방법으로는 기업과 연구실이 공동 워크샵을 할 수도 있고, 미팅을 할 수도 있다. 이에 더해서 기업이 연구실과 과제 계약을 맺고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학교 연구실에 주기도 한다. 연구 방향도 제시하고 여기에 더해서 연구비 지원을 하게 된다. 기업이 연구비까지 주면서 주제를 주고 학교가 풀어 주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아주 중요한 주제일 가능성이 높다. 살아있는 연구가 된다. 그리고 연구 결과가 잘 나오면 그 연구를 같이 수행한 학생을 기업이 바로 스카우트해 가기도 한다.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다.

이렇게 산학협력을 통해서 미팅이나 과제 발표회를 하면서 기업이 많은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 속에 답이 있다. 질문한다는 것은 그 주제와 의제가 회사에 매우 중요하고 관심이 큰 주제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기업과 학교가 만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공동연구이고 이를 산학협력이라 부른다. 이러한 산학협력을 통해서 남들보다 앞서가고 경쟁력 있고, 차별적인 연구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

 
  2019년 2월 13일에 시행된 KAIST-삼성전자 반도체(DS) 부분 기술 교류회. [출처: KAIST]

대화와 협력이 답이다

우리나라에는 우수한 반도체 인력들이 있다. 이들이 각 기업들에서 설계, 공정개발, 제품개발을 담당한다. 입사할 때 기준으로 각각 개인들로 보면 미국 실리콘 벨리 반도체 인력보다 이들이 더 우수하다.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그 경쟁력이 유지되는가에 대한 큰 의문이 있다. 입사 후 10년 이상이 되면 기술자로 남아 있기 보다는 점점 관리자 역할이 증가되어 연구 개발자들의 기술적 가치와 경쟁력이 줄어든다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점점 정체되는 느낌이 든다.

반면 실리콘 벨리 기술자들은 끊임 없이 서로 교류한다. 회사를 서로 옮기기도 하면서 섞인다. 또한 수시로 만난다. 실리콘 벨리 기업들이 모여 있는 엘카미노(El Camino) 거리에는 많은 한국 식당이 있다. 거기에 출장 가서 오히려 국내외 기술자와도 만나고, 실리콘 벨리의 다른 회사 기술자와도 만난다. 그들이 서로 만나면서 기술 교류도 하고, 서로 협력 방안을 찾는다. 아이디어도 주고 받는다. 최신 동향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를 통해서 자극도 받고, 혁신도 일어 난다. 이것이 국내 기술자와 장기적으로 격차가 생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필자의 연구실에서는 대학원 석박사 과정 학생들과 1, 2 년에 한번씩 미국 실리콘 벨리 기업들을 방문하고 세미나 발표를 한다. 기업체를 방문해서 학생들이 직접 발표를 한다. 인텔, 엔비디아, 애플, 구글, 테슬라 같은 기업들을 약 1주일 동안 방문하고, 기술 발표도 하고, 미팅도 하고, 같이 식사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기술 교류를 하고 서로 마주한 난제에 대해서 토론한다.

여기에서 다음 연구 주제와 방향도 잡는다. 또한 학생들이 이 기회를 활용해서 실리콘 벨리 기업들에서 인턴도 하고, 졸업 후 취업도 한다.

이처럼 혁신을 위해서는 서로 만나서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얼굴을 맞대고 차 마시고, 식사를 해야 한다. 특히 연구 방향을 잡을 때 학교 연구실 책상에 앉아 컴퓨터 모니터를 보고, 논문 검색하는 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올 여름 7월초에 학생들과 함께 갈 실리콘 벨리 기업 투어가 기대된다.

KAIST 연구실 학생들은 매년 여름 미국 실리콘 벨리 반도체 기업들을 방문해서 연구 발표회를 갖는다. [출처=KAIST]

 

연구실 졸업생들의 미국 실리콘 벨리 반도체 기업 취업 현황, [출처=KAIST]

 

joungho@kaist.ac.kr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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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협상, 명백한 중국의 승리"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미중 관세협상에 대해 중국내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승리'를 거뒀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중국의 매체들은 13일 일제히 미중관세협상 결과를 보도하고 나섰다. 관영매체들은 '승리했다'는 표현을 자제하고 있지만, 협상이 성공적이었다는 논조를 유지했다. 중국의 SNS상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중국이 승리했다는 반응 일색이다.  12일 미중 양국의 협상단은 스위스 제네바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145%에서 30%로, 중국은 미국에 대한 관세율을 1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추가적인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5년전인 2020년 1월 타결됐던 미중 관세협상 결과와는 차이가 크다. 당시 중국은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 구매할 것을 약속했고, 강도 높은 지재권 보호 , 금융 서비스 시장 개방, 환율 투명성 강화 등을 보장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관세를 일부 인하했다. 하지만 이번 미중 관세협상에서는 양국이 모두 동등하게 115%의 관세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중국의 미국산 물품 구매나 시장개방에 대한 약속은 없었다. 양보 일변도였던 5년전과 달리 이번 미중 관세협상은 공평하고 평등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 매체 블룸버그는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결과를 얻었고, 미국은 끝내 양보했다"며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강대강 전술이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양국의 제네바 경제·무역 회담 공동성명 발표는 중국이 무역 전쟁에서 거둔 중대한 승리이자 중국이 투쟁을 견지한 결과"라며 "미국의 무역 괴롭힘에 맞서 항쟁할 용기가 조금도 없는 국가들과 비교하면 이번 승리의 무게가 더 무겁다"고 논평했다. 광다(光大)증권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국제 무역 투쟁에서 패권을 두려워하지 않고 굳건하게 맞선 결과 단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가장 먼저 미국에 대등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국내적 국제적으로 대응조치를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자오상(招商)증권은 "중국은 미국과 공평하고 평등한 협상을 진행했으며,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중국은 우호적인 국가들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중국 경제의 대미 의존도를 낮췄고, 기술 진보와 군사력 확충 등이 이뤄졌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여론이 지나치게 고무되는 것을 경계하는 논설기사도 나왔다. 신화사는 '중미 경제무역 회담이 세계 경제 압박을 낮추고 신뢰를 증진시켰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양국의 대화 재개는 기쁜 일이지만, 양국간의 의견 차이 해소는 복잡하고 어려우며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오성홍기와 미국 성조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ys1744@newspim.com 2025-05-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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