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새 연호 '레이와'(令和) 덕을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교도통신사가 1~2일 실시한 전국 긴급 전화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내각 지지율은 52.8%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3월 조사와 비교해 9.5%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비지지율은 8.5%하락한 32.4%였다.
통신은 "공표된 새 연호에 대한 높은 평가가 내각 지지율을 끌어올린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조사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새로 발표한 연호 레이와에 대해 응답자의 73.7%가 "호감을 갖고 있다"고 답해, "호감을 갖고 있지 않다"(15.7%)를 압도했다.
또 새 연호가 처음으로 일본 고전에서 인용됐다는 점에 대해, 응답자의 84.6%는 "높이 평가한다"고 답했다.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는 7.5%에 그쳤다. 일본의 연호는 출전을 밝히기 시작한 10세기부터 모두 중국 고전에서 인용됐다.
2019년 4월 1일 아베 총리가 새 연호 발표 후 진행된 담화에서 새 연호 레이와(令和)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번 연호결정에서 첫 일본 고전 인용이 성사된 데엔 아베 총리의 영향이 컸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1차 내각(2006~2007)시절부터 주변에 "연호는 일본 고전에서 따오는 편이 좋다"고 말해왔다.
올해 2월 하순 재계인사들과의 회합에서도 새 연호가 화제가 됐을 때도 '국서'(国書)라는 단어를 두번이나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연호 결정을 위해 열린 1일 전각료회의에서도 아베 총리는 각료들의 의견이 '일본 고전 인용'으로 기울자 "지금까지 계속 중국서적(인용)이었다"며 "국서도 훌륭한 역사를 쌓아왔기 때문에 국서에서 인용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이 같은 생각은 아베 총리가 1일 진행한 담화에서도 엿보인다. 아베 총리는 당시 출전 만요슈에 대해 "덴노(天皇·일왕), 왕족, 귀족 뿐만 아니라 농민까지 많은 사람들이 부른 노래가 담겨있어 우리나라의 풍요로운 국민문화와 오랜 전통을 상징하는 국서"라고 말했다.
이어 새 연호의 의미에 대해 "사람들이 아름답게 마음을 모은 가운데 문화가 태어나 자란다는 의미"라며 "추위 끝에 봄을 알리며 화려하게 피어나는 매화꽃처럼 한사람 한사람의 일본인이 내일에 대한 희망과 함께 각자의 꽃을 크게 피워낼 수 있는 일본이 되길 바란다는 마음을 담아 '레이와'로 결정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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