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보유 조건, 세계적 유례없는 제한" 비판
29일 한진칼 주총서 연기금·기관·개인 등 노력 촉구
[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오는 29일 열리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KCGI(일명 강성부펀드)측 주주제안 안건이 삭제된 가운데 KCGI는 유감의 뜻을 표했다. 이어 대주주 전횡을 막기 위해 주총 표 대결에서 주주들의 노력을 촉구했다.
[사진=KCGI 홈페이지] |
KCGI측은 22일 입장문을 통해 "국내 토종펀드로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염원을 가지고 지금까지 왔으나, 거대 재벌의 힘 앞에서 주주제안조차도 할 수 없는 작금의 현실에 대해 무력감을 느낀다"며 "한진그룹의 신속한 지배구조개선을 통한 정상화를 기대하셨던 주주·직원과 고객들의 뜻에 부응하지 못하게 된 점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KCGI는 이어 "지분율 12.8%를 보유한 2대 주주임에도 불구하고 사외이사 1명조차 추천할 수 없게 된 것"이라며 " 이번 주주제안 과정에서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 회사의 비용이 낭비되는 후진적 기업지배구조와 법 제도의 문제점을 경험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1일 서울고등법원은 한진칼이 서울중앙지법의 '안건상정가처분인가결정'에 불복해 항고한 건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주주제안을 위해서는 상장사 특례 조건에 따라 0.5% 이상 주식을 6개월 전부터 보유해야 한다고 판단, 한진칼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에 따라 한진칼은 주주총회 안건으로 조건부 상정했던 KCGI측 주주제안을 최종 삭제했다.
KCGI는 "우리나라 상장사 주주들은 그 지분이 아무리 많다고 하더라도 6개월의 보유기간이 경과되지 않으면 주주제안, 주주총회 소집청구 등 각종 주주권 전혀 행사할 수 없게 돼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이 주주의 권리를 제한하는 결과가 야기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로 주총에서 주주제안 안건을 통한 효과적인 견제와 감시는 어려워지게 됐다"며 "이제 나머지 역할은 연기금과 기관·개인 등 대주주를 제외한 71% 모든 일반투자자에게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대주주의 전횡을 막기 위해 동료 연기금·기관 및 소액주주들이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번 주총에서 대주주의 경영권 위기상황은 면했으나 석태수 대표의 재선임 여부, 이사 자격 강화 안건 등에 대한 표 대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 "KCGI와 한진그룹 경영진의 대립이 결국 대한항공의 주주가치를 높이게 될 것이라는 판단은 장기적 관점에서 변함이 없다"며 "다만 한진칼의 현 이사회가 제안한 주주총회 안건들이 주총을 통과할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뉴스핌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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