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유튜브 등 혐오 동영상 삭제 및 확산 방지에 진땀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뉴질랜드에서 15일 발생한 최악의 총기 테러에 페이스북을 포함한 미국 인터넷 업체들이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번 테러의 시작과 끝이 온라인이라는 주장에 주요 외신들이 한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페이스북과 유튜브, 트위터 등 관련 업체들은 혐오 영상물의 확산에 대응하느라 진땀을 빼는 모습이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시(市) 모스크(이슬람 사원) 두 곳에서 15일(현지시간)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용의자가 모스크로 들어가는 모습. 해당 사진은 용의자가 온라인 상에 생중계한 영상의 한 장면이다. 영상은 용의자가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5일(현지시각) 로이터는 49명의 희생자와 수 십 명의 부상자를 낸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시(市) 이슬람 사원(모스크)의 총기 난사가 발생하기 수 일 전부터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매체에 이를 경고하는 영상물과 사진이 나돌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발생한 테러에 사용된 총기가 지난 13일 트위터에 공개됐고, 정치적인 혐오 콘텐츠가 종종 등장하는 온라인 논객 사이트 8chan에서는 네 명의 용의자 가운데 한 명이 공격을 예고하는 글을 올렸다.
이후 실제 테러 현장은 인터넷 매체를 통해 생중계됐고, 잔혹한 장면을 적나라하게 공개한 영상물이 세상을 경악하게 했다.
이날 CNN은 페이스북과 유튜브, 트위터를 중심으로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 업체들은 테러의 뒷수습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끔찍한 살상 장면이 생생하게 기록된 동영상이 확산, 관련 업체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것. 페이스북에 공개된 한 동영상은 테러범 중 한 명이 모스크로 진입해 총기를 난사, 건물 내부에 있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는 생지옥과 같은 현장을 무려 17분에 걸쳐 중계했다.
테러 현장이 현지 경찰에 의해 진압된 뒤에도 관련 영상물은 지속적으로 확산됐고, 관련 업체들은 끔찍한 내용의 콘텐츠를 삭제하는 한편 추가 확산을 차단하는 데 사활을 걸고 나섰다.
뉴질랜드 경찰도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해당 콘텐츠를 공유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당부했다.
소셜 미디어가 테러범들에게 악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미국과 태국, 덴마크 등 주요국에서 흡사한 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뉴질랜드의 총기 난사 테러로 소셜 미디어가 또 한 차례 도마 위에 올랐다. 혐오 콘텐츠 유포에 대한 대응과 통제가 부실하다는 비판이 쏟아진 것.
페이스북은 인공지능(AI) 시스템까지 동원해 콘텐츠 관리에 나섰지만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동시에 자사 이미지에 흠집을 내는 행위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주요 외신에 따르면 네 명의 테러 용의자 가운데 한 명이 살인 혐의로 기소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주요국 정상들이 연이어 애도의 뜻을 전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