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사고 직후 술마셨다" 발뺌
[부산=뉴스핌] 남경문 기자 =광안대교와 충돌 사건을 수사 중인 해경은 러시아 씨그랜드호 선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부산 해양경찰서는 1일 씨그랜드호 선장 A 씨를 업무상과실 선박파괴, 상해, 해사안전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8일 오후 4시 20분께 6000t급 러시아 화물선이 부산 광안대교를 들이박고 있다.[사진=부산경찰청]2019.2.8. |
해경은 사고 당시 씨그랜드호 선박 조타실에 있던 선장을 비롯한 1항사, 조타수를 대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 결과, 씨그랜드호 선장 A 씨는 사고 경위를 추궁하자 술을 마신 것은 인정하지만 광안대교 충돌이후 술을 마셨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1차 사고 후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안전각도 유지를 하려고 했으나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해경은 사고 전 이미 만취상태에 선장이 판단력이 흐려져 지시를 잘못내려 선박항로 변경이 제대되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씨그랜드호는 충돌 직전 조정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며 예인선을 보내줄 것으로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해경은 "당시 1차 접촉 피해 요트에서 침수상황이 있다며 안전해역으로 예인 등을 요청했다"면서 "씨그랜드호는 크게 선회하며 안전해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여 남은 피해 요트의 상태를 확인하던 중 광안대교로 직진하는 화물선을 발견했다. 충돌방지를 위해 전방으로 이동하려 했으나 이미 교각에 화물선이 부딪친 상태"라고 해명했다.
해경은 사고 직후 러시아 선박 용호부두로 입항시켜 선장을 상대로 음주측정을 한 결과, 혈중 알코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086%로 확인됐다. 사고 당시 조타실에 있던 항해사와 조타사는 술을 마시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CCTV, VDR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한편 씨그랜드호는 28일 3시 44분께 부산 남구 용호부두를 출발하면서 요트 2척과 바지선 1척을 잇따라 추돌, 요트는 파손되고 승선자 3명은 찰과상 및 갈비뼈가 손상됐다. 이어 같은 날 오후 4시23분께 이동 중 부산 광안대교 하판 10~11번 사이 교각을 들이받았다.
28일 오후 러시아 화물선 시그랜드호(5998ton)가 광안대교를 들이 받아 피해를 입은 남구 용호동 방면의 49호광장 진입램프구간 하층 강박스거더[사진=부산시]2019.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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