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지난해 전면전으로 치달은 무역전쟁에 중국이 수세에 몰리는 양상을 보였지만 실상 미국의 손실이 크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 정부의 보복 관세로 인해 미국 수출업계가 떠안은 충격이 중국 측에 비해 크다는 것. 이 같은 분석 결과는 90일간의 무역 협상 시한이 종료를 앞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미 수출입 항만 [사진=블룸버그] |
28일(현지시각) 국제금융협회(IIF)는 보고서를 내고 관세 전면전으로 인해 발생한 미국 수출업계의 손실이 연간 4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총 2500억달러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25%의 대규모 관세를 시행했고, 중국 정부는 농산물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보복 관세로 강경 대응했다.
IIF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보복 관세에 따라 900여개 미국 수출 품목이 직격탄을 맞았고, 지난 7~11월 사이 수출 손실액은 170억달러에 달했다.
이를 연율 기준으로 산출하면 미국 수출업계의 연간 손실액이 400억달러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이는 지난 2017년 미국의 대중 수출액인 1300억달러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6.6%로 28년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쳤고, 제조업을 필두로 실물경기 한파가 두드러지자 트럼프 행정부와 힘겨루기에서 중국이 사실상 패배한 셈이라는 주장에 설득력이 실렸다.
하지만 IIF는 실제 수출액 수치를 근거로 볼 때 미국의 피해가 중국보다 큰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미국 수입업계 역시 1분당 1000달러를 웃도는 손실을 보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관세 반대 캠페인 단체인 THT(관세가 심장부를 해친다)는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미국 수입업계에 180억달러 이상의 타격을 일으켰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이날 블룸버그는 IIF와 THT의 분석이 무역전쟁의 경제 펀더멘털 충격을 부각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상 종료일을 불과 하루 앞둔 가운데 양측은 비관세 쟁점과 합의안 이행 해법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황이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전날 의회 청문회에서 중국의 수입 확대만으로는 협상 타결에 이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트남 북미 정상회담 결렬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무역 협상 타결에 근접했다”면서도 “최종 결과 이번 북미 회담과 같은 양상으로 종료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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