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에서 돼지콜레라가 확산돼 감염지역이 5곳으로 늘어났다고 7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방역 당국이 지난 4일 아이치(愛知)현 도요타(豊田)시 양돈장의 신고를 받고 검사한 결과 돼지콜레라 감염이 확인됐다. 지난해 9월 기후현에서 돼지콜레라가 발생한 이후 아이치현에서 감염 사례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지자체의 경우 도요타시의 양돈장이 감염 판정을 받기 직전까지 타 지역으로 돼지를 출하하면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감염이 확인된 지역은 아이치를 포함해 기후(岐阜)·시가(滋賀)·오사카(大阪)·나가노(長野) 다섯 곳이다. 일본 당국은 돼지 1만6000마리의 살처분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NHK] |
신문에 따르면 아이치현에서 발견된 돼지콜레라 바이러스는 기후현의 것과 동일한 형태로 판명됐다. 도요타시는 기후현에서 약 30㎞ 떨어진 지역으로, 구체적인 감염경로는 불명인 상태다. 현재 일본 농림수산성 조사팀이 경로 파악에 나서고 있다.
일본 방역 당국은 지난해 9월 기후현에서 돼지콜레라가 발생한 이후 확산방지 대책에 나서고 있지만, 감염이 종식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신문에 따르면 증상을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은데 반해 감염성은 높은 돼지콜레라의 특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아이치현 측은 4일 도요타시의 양돈장으로부터 "1월 27일부터 어미돼지 6마리 중 한 마리가 식욕이 없다"며 "유산도 있다"라는 신고를 받고 수의사 두 명을 파견했다. 하지만 돼지가 대량으로 죽는 등의 사태가 없어 돼지콜레라 검사는 5일 오전으로 미뤄졌다.
앞서 기후현에서 돼지콜레라가 처음 발생했을 때도 수의사가 열사병으로 판단해 돼지 콜레라 검사가 늦어진 선례가 있다. 당시 수의사는 "돼지콜레라라면 좀 더 많은 돼지가 죽었을 거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기후현 측도 "돼지콜레라 증상이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감염이) 나온 점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감염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당국에 따르면 도요타시의 양돈장은 지난 1월 이후 아이치현 포함 6곳의 지역으로 1000마리 이상의 돼지를 출하했다. 출하 지역 중 미에(三重)현을 제외한 다섯 곳에서 돼지콜레라가 확인된 상태다.
일본 방역 당국의 미흡한 대응도 문제가 되고 있다. 4일 도요타시의 신고를 받고 도착한 수의사들은 돼지콜레라 검사를 다음날 오전에 하기로 정하면서, 그 사이 출하자제를 요청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다음날 오전 9시 돼지콜레라 검사를 시작할 때야 방역 당국은 출하자제를 요청했지만, 양돈장 경영자는 "2시간 전에 나가노현으로 80마리를 출하했다"고 보고했다.
일각에선 4일에 돼지의 상태 이상을 확인한 시점에서 출하자제를 요청했다면 나가노현의 감염만큼은 막을 수 있었다고 지적한다. 아이치현 담당자는 6일 저녁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지적에 "(검사를 한 모든 돼지에서) 백혈구 수치가 오르는 등의 반응이 없어 돼지콜레라를 의심 못했다"고 해명했다.
돼지콜레라는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병으로, 돼지의 분뇨가 묻은 옷이나 신발을 통해 감염된다. 감염력과 치사율이 높으며, 감염된 돼지는 설사나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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