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국의 송환 요청에 불복할 수 있는 강력한 논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 주중 캐나다 대사가 자신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실언'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존 매캘럼 주중 캐나다 대사는 2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멍 씨의 법적 절차와 관련한 나의 발언이 혼란을 야기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실언했다. 그런 발언들은 이 사안에 대한 나의 위치를 정확하게 대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2일 매캘럼 대사는 캐나다에서 중문 매체에 멍 CFO는 자신 쪽에서 주장할 수 있는 "꽤 좋은 논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사안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고 있고, 캐나다는 이란에 미국과 동일한 제재를 부과하지 않았으므로 멍 CFO는 미국의 송환 요청에 불응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달인 지난해 12월 1일 멍 CFO는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캐나다 벤쿠버에서 체포됐다. 미국은 오는 30일까지 멍 CFO의 신병 인도를 공식 요청할 계획이다. 멍 CFO의 체포는 캐나다와 중국의 관계를 급격히 악화시켰다.
매캘럼 대사의 이같은 발언은 파문을 일으켰다. 대사로서 할 발언이 아니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캐나다 보수당의 앤드루 쉬어 대표는 "매캘럼 대사의 발언을 전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독립적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사건에 개입하는 말을 했다. 내가 총리라면 매캘럼 대사를 파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가 안보 이익이나 중국과의 무역협상 타결에 도움이 된다면 멍 CFO 사건에 개입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캐나다 정부는 법규를 따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멍 CFO는 캐나다에서 체포된 뒤 보석으로 풀려나 가택연금 상태로 벤쿠버에 위치한 주택에서 머물고 있다.
존 매캘럼 주중 캐나다 대사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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