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월 인도를 방문하기 위해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고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시 주석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영토 분쟁 중인 국경 지대의 안정책을 협의하는 한편, 농산물 수입 확대와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협력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시 주석은 4~5월 예정된 인도의 총선거 전에 방문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인도 측 관계자는 “이르면 2월 중 인도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 측 관계자는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나타냈다.
지난해 4월 우한에서 비공식 회담을 가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 신화사 뉴스핌] |
시 주석의 인도 방문은 인도와의 관계 강화를 통해 중국에 대한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는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엿보인다.
중국과 인도는 2017년 여름 국경 지대에서 양측 군대가 3개월간 대치하는 긴장 상태를 연출한 바 있다. 미국에 이어 인도와도 대립하는 상황을 피하고 싶었던 시 주석은 모디 총리의 방중을 요청, 지난해 4월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비공식 회담을 갖고 국경지대에서의 분쟁을 피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은 자신들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모디 총리에 호감을 갖고 있으며, 이번 총선거에서도 모디 총리의 승리를 간접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인도와의 관계 강화를 통해 미중 무역전쟁 영향을 완화하고자 하는 의도도 엿보인다. 중국은 고성능 반도체 등 첨단기술 제품을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되면 수입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어, 미국을 대체할 만한 나라와의 관계 강화를 서두르고 있다. IT 산업에 강점을 가진 인도는 그 유력한 후보 중 하나다.
나아가 시 주석의 인도 방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세우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견제하는 목적도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를 비롯해 일본, 호주 등과 안보 분야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며 중국의 역내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내부에서는 “미국과 인도 간에는 인식 차이가 있다”며, 인도태평양 전략의 구체적인 방향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시 주석은 이번 인도 방문을 통해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 포위망에 인도가 협력하지 않도록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