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세계경제포럼(WEF)이 '글로벌 리스크(Global Risks) 2019'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전 세계를 위협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요인 세 가지로 기상 이변과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실패, 자연재해를 지목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오는 22일부터 25일(현지시간)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연차 총회를 앞두고 16일(현지시간) '글로벌 리스크 2019'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보고서는 WEF가 컨설팅업체 마시와 함께 약 1000여명의 각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이번 보고서는 지난 2006년 첫 발간 이후 열네번째다.
WEF는 2019년 발생 가능성이 가장 큰 위험 요인 5가지로 ▲기상 이변 ▲기후변화 완화 및 적응 실패 ▲대규모 자연 재해 ▲데이터 사기 혹은 절도 ▲대규모 사이버 공격이 지목됐다.
발생 가능성이 가장 큰 위험 요인 5가지 가운데 환경 문제가 3가지를 차지했으며, 기상 이변은 3년 연속 가장 위험한 요소 1위를 기록했다.
또 발생 시 파급력이 가장 큰 5대 위험 요인으로는 ▲대량 살상무기 ▲기후변화 완화 및 적응 실패 ▲대규모 자연 재해 ▲수자원 위기 ▲대규모 자연 재해가 꼽혔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보고서를 통해 선정한 발생 가능성이 가장 큰 5대 위험 요인 [사진=블룸버그통신] |
◆ '기후 변화', 선진국도 위협…자연재해 피해 심각
미국 CNN은 WEF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이제 많은 전문가가 사이버 공격과 금융시장의 불안, 지정학적 혼란보다 가뭄과 산불 등의 환경 문제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독일의 손해보험회사 뮌헨레그룹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한해 동안 산불과 쓰나미 등을 비롯한 자연재해로 1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적 손실 규모는 1600억 이상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여름철, 점차 고온건조한 기후로 인해 산불 발생률이 더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산불 가운데서도 가장 큰 경제적 피해를 입힌 산불은 미국 캘리포니아주(州)에서 발생한 캠프 파이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캠프파이어와 울시파이어가 발생했을 당시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대형 산불을 초래한 근본적인 원인이다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뮌헨레그룹은 지난해보다 올해 기후 문제로 발생할 피해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세계경제포럼도 이번 보고서를 통해 "2019년 태풍과 홍수, 가뭄, 산불로 인해 생산 및 유통, 여행 업계가 받는 피해 비용이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를 인용한 CNN은 기후 문제가 사회기반시설이 취약한 개발도상국에만 타격을 주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2018년 미국을 강타했던 대형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 '마리아'의 사례를 언급했다. 3개의 초대형 허리케인으로 2018년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초토화된 지역으로 전락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선진국 역시 기후 문제에서 안심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했다.
기후 문제가 기업들에게 미치는 영향 또한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미국 가스·전력공급업체인 PG&E다. 앞서 캘리포니아 수사 당국은 산불 캠프파이어의 직접적인 발화 원인으로 PG&E를 지목했다. PG&E가 설치한 전선이 강풍에 끊어지면서 나무와 접촉해, 산불을 냈다는 판단에서다. 캠프파이어는 지난해 86명의 사망자를 냈으며, 가구 1만4000여채를 태운 것으로 추산됐다.
천문학적인 소송에 직면한 PG&E는 결국 이주, 오는 29일 파산 보호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PG&E는 아울러 "기후 변화에서 비롯된 산불 위험이 현저하게 증가했다"는 점을 파산 보호 결정의 이유로 언급했다.
한편 2019년 발생 가능성이 가장 큰 위험 요인 5가지 요인 중 데이터 사기 혹은 절도와 광범위한 사이버 공격이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 등의 해킹 시도와 페이스북의 개인 정보 유출 문제 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