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내년 1월 2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떠나는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하는 것이 뼈가 부서질 정도로 힘든 일이라고 전했다. 18개월을 어떻게 버텼냐는 질문에는 “군인은 도망가지 않는다”는 정신으로 버텼다고도 말했다.
켈리 실장은 30일 공개된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 단독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일하는 하루 15시간 매 순간이 하나의 위기에서 다른 위기로 이어지는 상황이었다고 묘사하며 “이것은 뼈가 으스러질 정도로 힘들지만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거의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9시가 돼서야 집에 들어왔다는 켈리 실장은 자신이 비밀 경호원의 경호를 받으며 맥주를 사러 갈 수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켈리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의사 결정을 내리기 전에 다양하고 자세한 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켈리 실장은 “대통령은 단지 무지와 무식을 근거로 결정하기를 원했던 것”이라면서 “당신이 그의 결정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을 수 있지만, 최소한 그는 (결정의) 영향에 대해 완전히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사진=로이터 뉴스핌] |
켈리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불법적인 일을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는 “그가 나에게 ‘이것을 하지 않으면 해고하겠다’고 했다면 나는 사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켈리 실장은 “나는 대통령에게 당신이 비서실장에서 가장 필요한 자질은 모든 것을 정치적 렌즈로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46년간 해병대에서 근무한 켈리 실장은 지난해 8월 백악관 비서실장에 올라 백악관의 ‘군기 반장’으로 불리며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서 몇 남지 않은 어른으로 여겨졌다.
켈리 실장은 지난달 6일 중간선거 후 백악관을 떠나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켈리 실장의 결정을 발표했으며 지난 14일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국장을 비서실장 대행으로 지명했다.
떠나는 켈리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에 이견을 표시했다. 그는 “우리는 이민 문제가 있다”면서도 “불법 이민자들은 대부분 나쁜 사람들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특히 어린 불법 이민자들에 대해서는 연민 밖에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켈리 실장은 “불법 이민을 멈추기를 원한다면 마약에 대한 미국의 수요를 멈추고 중미에서 경제 확장의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켈리 실장은 왜 18개월을 백악관에 머물렀냐는 질문에 “의무였다”며 “군인은 도망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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