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을 필두로 주요국 주식시장이 도미노 하락을 지속하는 가운데 시중 자금이 주식에서 채권으로 대순환을 이뤘다.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경제 지표 둔화가 뚜렷한 한편 내년 지구촌 경제의 하강 기류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서 발을 빼는 움직임이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 |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 심리가 지나치게 냉각됐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주식시장의 저가 매수를 추천하는 의견은 찾기 힘든 상황이다.
18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12월 글로벌 투자자들의 채권 순비중 축소 축소 포지션이 23%포인트 급감, 35%로 떨어졌다.
이와 동시에 주식에 대한 비중 확대 포지션은 16%로 하락, 2년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주식에서 채권으로 자금이 그만큼 이동했다는 의미로, 변동 폭이 사상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아울러 채권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비중 축소 포지션은 2016년 7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로 인해 투자심리가 급랭했던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주식시장 내부에서도 투자자들의 방어적인 움직임이 뚜렷했다. 유틸리티와 필수 소비재 등 경기방어주 섹터의 포트폴리오 비중이 상승한 반면 에너지와 IT 등 경기 민감주에 대한 매도가 봇물을 이룬 것.
중국과 일본, 독일을 포함한 유로존까지 실물경기 하강이 두드러진 데 이어 대규모 세금 인하 효과로 독주했던 미국 역시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리스크-오프’가 금융시장을 장악했다.
이 때문에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3.0% 선에서 2.8% 선으로 떨어지는 등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국채가 강항 상승 탄력을 과시했다.
반면 주식시장은 한파를 냈다.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를 포괄하는 MSCI 글로벌 주가지수가 최근 1개월 사이 6% 가까이 하락했고, 뉴욕증시의 S&P500 지수가 8% 가량 후퇴했다.
소위 산타 랠리가 실종한 것은 물론이고 전세계 주식시장이 사상 최악의 12월을 연출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시장조사 업체 EPFR의 데이터에서도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인됐다. 최근 한 주 사이 머니마켓펀드로 115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홍수를 이룬 것. 이는 주간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에 해당한다.
이 밖에 12월 들어 미국 정크본드 발행이 전무한 가운데 회사채 수익률 스프레드가 상승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BofA-메릴린치의 마이클 하네트 최고투자전략가는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의 비관론이 극에 달했다"며 “내년 경기 전망은 2008년 10월 이후 가장 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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