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주가 폭락에 식은땀을 흘리는 것은 월가의 트레이더만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고민에 빠졌다는 것.
뉴욕증시의 최고치 랠리를 앞세워 자신의 경제 치적을 과시했던 그가 백악관 안팎의 경제 자문관들을 불러 놓고 주가 폭락에 대한 의견을 구한 사실이 전해져 관심을 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7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포함한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보좌관들을 소집하고 금융시장의 극심한 혼란이 중국과 무역 마찰에서 비롯된 것인지 여부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동은 그가 참모들의 솔직한 분석과 판단을 구하기보다 자신의 대중 무역 정책이 증시 패닉의 원인이 아니라는 의견을 강요하는 자리에 가까웠다는 것이 신문의 주장이다.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 따른 휴장에 앞서 800포인트에 이르는 폭락을 연출했던 다우존스 지수는 6일 역시 내림세를 지속했고, 이날 장중에도 장 후반 50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가 하루 120만배럴의 감산 합의에 유가가 강세를 보였지만 주가 반전을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내년 경제 성장 둔화 및 무역 마찰에 대한 우려가 ‘팔자’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백악관은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체포와 무역 협상이 별개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경계감은 오히려 고조되는 양상.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관세맨’이라고 지칭하며 중국을 압박한 것도 투자 심리를 냉각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CNBC와 그 밖에 주요 외신들은 주가 폭락에 트럼프 대통령이 긴장하는 모습을 흥미로운 해프닝으로 부각시켰고,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관심을 끌었다.
노무라 증권과 모간 스탠리 등 투자은행(IB) 업계는 트럼프 행정부가 시장에 민감하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편 투자자들은 뉴욕증시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 전반의 급락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독일 DAX 지수가 최근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베어마켓에 진입했고, 중국과 한국을 포함해 주가 약세가 두드러진 국가가 수출 의존도가 높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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