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측에 건설 계획 보류 가능성 전달
히타치 불발되면 日 원전 비즈니스 '제로'
[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의 히타치(日立)제작소가 투자기업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영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획을 보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16일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히타치는 이미 일본 정부 측에 원전 건설 계획을 보류할 가능성이 있음을 전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히타치는 영국 내 원전 사업 자회사 ‘호라이즌 뉴클리어 파워’를 통해 영국 중서부 앵글시 섬에 총사업비 3조엔(약 30조원) 이상을 투자해 원전 2기를 건설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지난 6월에는 영국 정부와 사업 추진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3조엔 이상의 사업비 중 영국 정부가 융자를 통해 2조엔 이상을 지원하고, 나머지 9000억엔은 히타치, 영국 정부·기업, 일본 정부 산하 금융기관과 일본 기업이 각각 3000억엔씩 호라이즌에 투자하는 방식을 조정해 왔다.
히타치 로고 [사진=히타치] |
그러나 투자기업 모집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 추진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히타치는 도쿄전력홀딩스와 주부(中部)전력, 일본원자력발전, 국제협력은행(JBIC), 일본정책투자은행(DBJ) 등에 투자를 요청해 왔다. 하지만 도쿄전력홀딩스가 투자를 하지 않는 방향으로 검토에 들어갔으며, 주부전력 등도 투자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전 사업은 거액의 투자비용이 들지만, 장기간에 걸쳐 전기요금을 통해 투자비를 회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히타치 내부에서도 사업의 채산성에 대한 신중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히타치는 내년 1월 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회담 결과 등을 보고 사업 계속 여부를 최종 판단할 방침이다.
◆ 히타치 불발되면 日 원전 비즈니스 '제로'
최근 일본의 원전 사업은 기로에 서 있는 상태다. 지금까지 일본은 베트남이나 리투아니아 등에서 원전 건설 교섭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이후 안전대책 비용이 급상승한 데다, 해당국들의 정권 교체 등으로 계획이 철회되거나 중단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2월 초 일본 정부와 기업이 함께 공들여 추진했던 터키의 원전 건설이 불발되면서, 현재 일본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원전 프로젝트는 히타치가 계획하고 있는 안건 하나뿐이다.
일본 국내에서도 신설 안건은 하나도 없는 가운데, 히타치의 원전 사업마저 불발된다면 오랜 세월 축적해 온 일본의 원전 건설 기술 유지에도 암운이 드리울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5월 28일 도쿄에서 일본 히타치의 영국 앵글시(Anglesea) 섬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지역 주민단체. [시진=지지통신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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