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중국과 유럽 지표가 크게 악화돼 세계 경제성장 전망이 한층 어두워지며 세계증시가 14일 급락하고 있다.
유로존 민간경기 확장세는 올해 마지막 달 4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둔화됐다. 무역 긴장과 프랑스 반정부 시위 등으로 신규주문이 정체 양상을 보인 탓이다.
시위 여파로 프랑스 민간경기는 12월 들어 확장 예상을 뒤엎고 4년여 만에 가장 가파른 위축세를 보였다. 독일 민간경기 확장세도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둔화돼, 4분기 경제성장률 하락을 예고했다.
중국에서도 지표 악재가 이어졌다. 11월 중국 소매판매는 전년비 8.1%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8.4%)에 부합하지 못했다. 이는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11월 산업생산 또한 전년동기 대비 5.4%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예상치(6%) 및 전월치(5.9%)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근 3년 만에 최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따른 여파가 중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가시화된 신호로 풀이됐다.
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11월 경제지표가 경제에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음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지표 악재가 이어져 전 세계 47개국 증시를 추적하는 MSCI 전세계지수는 0.5% 가량 하락했다. 유럽증시 초반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1.3%, 독일 DAX 지수는 1.5% 급락하고 있다.
독일 DAX 지수 14일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앞서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지수도 1.5% 급락했으며, 일본 대형 제조업체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4분기 단칸(短観)지수가 크게 개선되지 않은 영향에 일본 닛케이 지수도 2% 급락했다.
중국 상하이 종합주가지수와 블루칩지수인 CSI300 지수는 각각 1.5% 및 1.7% 하락 마감했고, 홍콩 항셍지수도 1.5% 내렸다.
RBC캐피탈마켓츠의 아시아 담당 외환전략 책임자인 수 트린은 “이번 지표는 중국 경제가 한층 더 악화될 것이란 신호이며, 특히 소비가 위축세로 전환될 위기에 놓였다”며 “중국 당국이 향후 수주 내로 금리인하 등 경기부양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S&P500 지수는 0.02% 내리며 6개월 반 만에 저점에 근접하며 장을 마감했고, 나스닥 지수도 0.39% 하락했다.
내달부터 시작되는 4분기 어닝시즌을 앞두고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와 의회 분열 등 정국 혼란이 불거질 리스크도 대두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지표 악재에 중국 위안화는 미달러 대비 0.4%, 유로는 0.7% 하락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신임 투표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에 올랐던 파운드에 차익실현을 노린 매도세가 출회돼 파운드가 달러 대비 0.6% 내리며 5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또한 여전히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난맥상이 이어지고 있어 파운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날 미국 원유재고 감소와 내년 글로벌 원유시장에서 예상보다 빨리 공급량이 부족해질 것이란 국제에너지기구(IEA) 전망에 상승했던 국제유가는 오름폭을 반납하고 있다. 전날 2.5% 이상 올랐던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이날 0.6% 내린 배럴당 61달러9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비트코인 가격이 3200달러까지 내리며 1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전역에서 13일 비트코인 결제를 요구하는 폭발물 협박 이메일이 수백 개 공공기관과 학교, 기업 등에 전송됐으나, 스팸으로 확인됐다.
런던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14일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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